정부와 여당은 지난 4일 극도로 침체된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재정지출확대및 세율조정방안을 확정했다.

즉 정부는 재정적자를 원래의 7조8천억원에서 국내총생산(GDP)의 4%수준인
17조5천억원까지 늘리고, 이달 10일부터 1년동안 한시적으로 내구소비재에
대한 특별소비세를 30% 내리며 시설투자의 10%까지 법인세와 소득세를
공제해주기로 했다.

한편 8월말부터 이자소득세(주민세 포함)를 22%에서 24.2%로 올리고
휘발유와 경유에 붙는 교통세도 각각 1백원, 80원씩 올린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번 대책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금의 불경기는 단순한 경기변동수준을 넘어 산업기반 붕괴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으로서 재정지출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 시행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 5월중 국내제조업체 생산능력이 사상 처음으로 지난달에 비해
0.6% 줄었다는 통계청발표가 사태의 심각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적어도 두가지 점에서 미진한 감이 없지 않다.

우선 경기부양이라는 정책목표및 재정지출의 우선순위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물론 IMF체제아래 광범위한 구조조정이 이제 막 시작된 마당에 경기부양을
꾀한다는 것이 이율배반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경기부양의 의미는 산업생산과 수출입이 급격히
축소조정되는 악순환을 최소화하자는데 있지 반드시 경기흐름을 뒤바꾸자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모순관계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구조조정이 거품을 걷어내고 썩은 부분을 도려내는 외과수술이라면, 경기
부양은 우리경제가 이같은 외과수술을 견뎌낼만한 체력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링거액 공급이라고 보면 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경기부양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수출지원및 원자재수입 확대, 중소기업의 신용경색 완화 등
재정지출의 우선순위가 분명히 제시돼야 할 것이다.

또한 내수진작및 세수확충을 위한 세율조정은 좋으나 근본적인 손질보다는
지나치게 임기응변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그동안 업계는 이미 생활필수품이 된 자동차 TV 냉장고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특별소비세 부과는 부당하다고 주장해왔지만 당국은 세수부족을 이유로
미뤄오더니 이번에도 한시적인 세율인하에 그쳤다.

또한 이자소득세율을 잇따라 인상하면서 저소득층의 이자소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만 원천징수되는 소액가계저축및 소액채권저축의 한도를
1인당 1천8백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세율은 낮추되 비과세범위나 차등과세폭을 축소한다는
세정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보다는 이자소득세율을 낮추는 대신 고객예금자에 대해 금융종합과세를
시행하는 방안이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 싶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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