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에서 이기는 은행만 남기고 나머지는 퇴출시켜야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은행구조
조정에 관한 정부의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의 말은 앞으로 은행퇴출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실제가 그렇다.

현재로선 8월중 2차 은행퇴출이 생길 공산이 크다.

"6.29 은행퇴출"발표에서 금융감독위원회는 5개은행(대동 동남 동화 충청
경기)의 간판을 내리도록 하면서 동시에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한 나머지 7개은행에 대해선 7월중에 경영정상화계획이 담긴
이행계획서를 다시 내도록 했다.

금감위는 경영정상화계획 앞에 "강도높은"이란 수식어를 달았다.

구체적으론 <>경영진개편 <>감자계획 <>대폭적인 자본금증액 <>조직 인원
감축 등을 담으라는 것이다.

해당은행 입장에선 또 한차례의 "서바이벌게임"이 남아있는 셈이다.

7개은행중에서도 특히 조흥 상업 한일 외환 등 이른바 4개 선발 시중은행에
금융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4개 은행은 우리경제가 개발연대를 거치는 동안 주춧돌 역할을 했지만
90년대들어 달라진 금융환경에서 변신하는데 실패, 생존의 갈림길에 서는
굴욕을 겪고 있다.

금감위는 이들 은행이 자발적으로 합병하지 않고 구체적인 증자계획서도
내지 못할 경우 퇴출은행과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비단 BIS 8%미달 은행뿐만이 아니다.

8%를 웃도는 12개은행도 7월부터 회계법인의 경영진단을 받는다.

금감위는 진단결과 부실화가 우려되는 은행에 대해 경영진교체 감자
합병명령 등을 내릴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BIS비율이 높은 은행이라 하더라도 부실여신 급증으로 속곪은
은행이 상당수 있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12개은행에 대한 시정조치는 9월중 내려진다.

정부가 각각 1조5천억원씩 출자한 제일 서울은행도 안심할 수 없다.

오는 11월15일까지 해외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합병 등을 통해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법칙이 드디어 은행산업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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