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인 < (주)대우 홍콩법인 이사 >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은 홍콩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도시답게 변화의 흐름에 무리없이 적응하는데 익숙한 문화를 가진 곳으로
평가한다.

중국으로의 반환이후 지난 1년동안 홍콩의 변화도 이러한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최근의 홍콩경기 침체를 두고 중국 반환에 따른 영향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그보다는 아시아의 경제위기와 맞물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홍콩은 중국의 수출입 전초 또는 중계 기지로서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한.중수교 이후 그 기능이 축소되었다고는 하나 금융제공과 물동량 이동에
있어 홍콩은 여전히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한국산 상품의 홍콩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95년부터 올 5월까지
시장점유율이 4.5~4.9%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즉 한국의 수출에 있어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반환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다.

다만 작년말부터 우리나라가 IMF경제위기에 빠지면서 홍콩으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줄어 무역수지의 현저한 개선이 나타났을 뿐이다.

한국상사의 주요거래 당사자인 홍콩의 무역중개상들은 반환 이전과
마찬가지로 중국업체들의 수출입 창구역할을 계속하고 있으며 그 위상은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홍콩의 위상과는 관계없이 홍콩 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홍콩 반환 이전에 있었던 자본의 해외유출, 특히 대만 자본의 유출로
금융위기설이 있었고 중국정부의 의지로 다소 안정을 되찾았으나 부동산
가격의 폭락세도 여전하다.

여기에 증권시장의 하락과 높은 물가수준 관광수입의 대폭 감소가 더해져
당분간 경기침체 탈출이 어두운 상황이다.

IMF체제하에 수출 총력전을 펴고 있는 한국상사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홍콩의 변함없는 위상을 인식하면서 수출 확대 전략과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