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만큼 영재교육에 열성을 쏟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교육문화부에 아예 "영재교육국"이라는 독립부서를 두고 영재발굴과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차체의 사회기관에서도 반드시 영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예술과학아카데미"는 세계적인 영재교육의
산실이다.

이곳에서는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에 따라 12세 전후의 영재들을 뽑아
3년동안 가르친뒤 대학에 진학시킨다.

학생선발은 종합시험 면접 워크숍 세미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거의
1년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영재란 뛰어난 지능(IQ 1백50이상)과 다양한 사고, 창의력,
과제에 대한 집착력을 보이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뜻한다.

대개 1백명중 2~3명이 나올까 말까 하다는 것이 교육학자들의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영재교육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지만 교육제도와 행정의 난맥에 따라 아직 이론만 무성할뿐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들어 초.중등학교 영재들의 자질과 특성을 조기에 발굴 계발시키기
위해 지난 96년부터 도입된 조기진급(월반) 졸업제의 결과를 보면 우리
영재교육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등학교 5백50개교에서 2백40명이
조기진급.졸업을 신청했으나 심사결과 16명이 진급하고 2명이 졸업하는 등
고작 18명이 뜻을 이루는 부진함을 보였다.

이렇게 되자 교육부에서 조차 이 제도에 대한 회의론이 일어나
운영방법개선 등 보완책을 서두르고 있다지만 과중한 학습부담 대학입시
등의 교육현실이 개선되지 않는한 이런식의 영재교육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최근 지방대학에서는 지역의 영재를 발굴해 교육시키면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교육부의 지침이 시달돼 "영재교육담당대학"으로 지정되기
위해 열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초.중등학교에서의 영재교육이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에서 대안으로 나온
발상인지는 몰라도 대학에서 영재교육을 한다는 것이 과연 앞뒤가 맞는
일인지 갸우뚱하게 된다.

대학은 영재들이 더 공부하고 연구하는 곳이라야 하지 않을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