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55개 퇴출대상기업 명단이 발표된 뒤 "퇴출기업은
은행이 기업 회계자료와 여신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한 만큼 독자적인
생존이 어려운 한계기업이면서도 부당한 내부자금거래에 의해 생존해온
기업들이 제외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5대그룹간 빅딜(사업맞교환)은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의
하나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문일답 내용을 정리한다.


- 퇴출기업대상에 5대그룹 계열사중 빅딜 대상으로 거론되는 회사들이
빠져 있다.

빅딜을 고려했기 때문인가.

"이번 판정은 전적으로 은행이 갖고있는 기업회계자료와 여신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부당한 내부자금거래에 의해 생존해온 기업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할 수
없었다.

앞으로 내부거래에 대한 조사에서 상호지원 사실이 밝혀지면 그때마다
금융기관이 해당기업의 자체 생존여부를 판정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우리와 달리 외국에서는 빅딜의 사례를 흔히 볼수 있다.

재벌그룹이 외국과의 합작을 통해 특정업체를 살리려고 한다고 가정하자.

이로인해 초래되는 과당경쟁을 그대로 놔두는게 좋은지 사업교환을 통해
경쟁을 줄이는게 좋은지는 적극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경쟁력없는 기업은 은행이 추가로 여신을 제공
해서는 안되며 사업교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자동차를 염두에 둔 것인가.

"특정기업을 거명하지는 않겠다.

현재 과당경쟁과 관련해 금융시장과 언론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분야가
자동차다.

자동차산업은 업계에서 자율적인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금융
부문에서도 여신중단 등에 대한 보다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퇴출기업 판정으로 기업도산이 늘면 금융시장 경색이 한층 심화될 전망
이다.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신규 대출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부실기업으로 판정된 곳에만 국한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부실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함께 금융경색이 연쇄적으로 파급되는 것을 막기위해 통화공급을
여유있게 하고 콜금리를 떨어뜨려 금리인하를 적극 유도하겠다.

또 현재 12조5천억원이 마련돼있는 중소기업 대출자금이 원활히 공급
되는지도 지속적으로 현장점검할 계획이다"


- 부실기업 판정을 은행 자율에 맡기겠다는 방침과 달리 최근들어 청와대
와 금융감독위원가 적극 개입했는데.

"현재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위기상황이다.

이에따라 위기관리의 책임을 맡고있는 정부가 팔장만 끼고 있을 수 없다.

시장기능에 따라 해결을 유도해야지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작동하도록 손을 써야 한다.

단 객관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 55개 퇴출대상기업에 대한 부실여신은 얼마나 되나.

"17조원(협조융자계열 전체의 담보부족여신과 협조융자금액 포함)이다.

이번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권 부실여신이 상당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불건전 여신으로 평가된 부분이기 때문에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추가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퇴출대상기업은 매각 청산 등 기업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 5대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7월15일까지 8개 대형은행이 각각
2개씩의 계열기업을 선정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토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룹이 해체될 수도 있나.

"협조융자를 받은 기업이나 이번에 부실기업으로 판정된 곳 외에도 구조
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 기업이 많다.

따라서 각 은행별로 2개계열 정도를 선정해 구조조정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재벌의 경우 해체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 부실기업 판정과 관련 IMF나 IBRD 등 국제기구와 협의했나.

"IMF및 IBRD 관계자들과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

부실기업 판정작업 뿐 아니라 이후의 기업구조조정 전반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할 예정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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