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적인 이동전화 단말기 공급기지로 떠오른다"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이동전화 서비스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우리나라가 CDMA단말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대로 나가면 세계시장을 주름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등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이
CDMA종주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혀가고 있다.

올들어선 중견기업들도 본격생산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오는2001년 이들 업체가 생산할 CDMA단말기는 모두 1천만대에 달할
것이라는게 정보통신부 추산이다.

셀룰러와 개인휴대통신(PCS)를 합친 물량이다.

이는 2001년 3천2백만대(48억달러)로 추정되는 전세계 디지털 이동전화
수요의 약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같은 전망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CDMA단말기 부문에서 세계적인
공급기지로 부상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제조업체들의 생산계획을 보면 무척 의욕적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2월 세계최초로 CDMA단말기 생산 5백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96년 48만대에 이어 지난해 3백48만대, 올들어 2월까지 1백8만대를
생산해낸 것이다.

이 회사는 올해 목표를 6백50만대로 늘려잡았다.

3백만대는 수출하고 국내에 3백50만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선통신분야에서 올림픽 공식후원업체로 지정되는등 스포츠마케팅에도
주력, 브랜드이미지를 높여 수출기반을 넓혀나가고 있다.

LG정보통신은 올해 내수용으로만 2백40만대의 CDMA단말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셀룰러가 1백만대, PCS가 1백40만대이다.

지난해에는 셀룰러폰을 1백10만대, PCS단말기는 64만대 생산했다.

LG는 내수용 단말기와 별도로 수출전용 단말기를 내놓았다.

LGP-5000W, 2200W, 2000W모델의 3개 PCS폰과 LGC-560W, 300W의 2개 셀룰러
모델이 그것이다.

현대전자는 올해 생산목표를 1백50만대로 잡고 있다.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이중 PCS폰으로 90만대가량을
생산해낼 예정이다.

디지털셀룰러폰 33만대와 PCS폰 6만대등 모두 39만대인 지난해의
4배쯤된다.

현대는 또 CDMA방식 디지털 셀룰러폰으로는 가장 가벼운 90g짜리
단말기(D-100)를 이달말께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한화의 정보통신부문에서도 이달초 지능형PCS단말기(G2)를 내놓은 것을
비롯해 올해 모델을 6개로 다양화,모두 5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오는10월께 수출형 모델을 개발해 미국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해태전자는 이달말부터 바텔PCS폰을 본격생산해 화성공장에서 매월
3만대를 만들 예정이다.

국내 업체들은 CDMA 단말기생산을 위해 지난89년부터 95년까지 9백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맥슨전자 등이 미국 퀄컴사로부터 CDMA
원천기술을 도입해 시스템과 단말기를 개발해냈다.

이를 상용화하는데도 업체마다 3백억~4백억원의 개발비용을 들였다.

그 결과 국내 이동전화 시장에서 국산장비와 단말기로 기반을 잡고
세계시장을 겨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가 마냥 밀어내기식 생산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30%대에 그치는 단말기 국산화비율을 올 연말까지 70%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R&D)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정보통신부문 매출목표 5조5천억원중 약9%인 5천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박희준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사장)

국내 업체는 무게나 기능, 디자인면에서도 갈수록 첨단화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같은 첨단제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 CDMA단말기가
수출효자상품으로 자리를 굳혀갈 것이 분명하다.

< 손희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