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시작한 "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운동"이 4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각계각층의 열성적인 참여로 목표했던 1천만명을 3만명이나 초과했다.

이 서명록은 단순히 1천3만명의 사인이 나열된 책자가 아니다.

온 국민의 경제극복의지가 담긴 경제회생의 에너지원이다.

1천만명 서명을 마치며 김수학 새마을운동종앙협의회 회장,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박용정 한국경제신문사장이 송자 명지대 총장의 사회로
경제난 극복방안에 대한 좌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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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김상하 < 대한상의 회장 >
김수학 <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 >
박용정 < 한국경제신문 사장 >
송자 < 명지대 총장/사회 > ]]]


<> 송자 총장 : 한숨 돌렸다고는 하지만 아직 경제위기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시기에 한국경제신문과 대한상의,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공동으로
"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한 것은 시의적절 했다고 생각합니다.


<> 김상하 회장 : 이번 서명운동은 일과성 캠페인이 아니라, 위기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민 개개인의 위기극복 자세를 가다듬기 위한
기회를 마련했다는데 뜻이 있습니다.

빠른 시일안에 경제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힘과 뜻을 모으자는게 가장 큰 목적이었죠.

이런 점에서 어느정도 효과를 거둔것으로 봅니다.


<> 송 총장 : 1천만명에게 서명을 받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전국민의 4분의 1 아닙니까.

우여곡절도 많았을텐데요.


<> 박용정 사장 : 사실 서명운동을 시작할때는 언제쯤 달성할수 있을지,
걱정도 했던게 사실입니다.

8-9개월정도는 걸려야 가능한게 아닌가, 생각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4개월여만에 목표를 채웠으니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정치인, 기업인은 물론, 종교지도자, 군인, 학생까지, 거의 모든 계층이
참여했습니다.

서명운동으로 조성된분위기를 기반으로 이제 "IMF극복 3천만명 저축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갔다고 할수 있죠.

1인당 1천달러, 총 3백억달러를 모아 중소수출업체에 우선 지원하자는
운동입니다.


<> 김수학 회장 : 지속적인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이번 IMF사태를 거품
제거의 기회로 반전시켜야 합니다.

지금이 88올림픽이후 잘못됐던 국민의식을 바로잡을 기회가 아닙니까.

그동안 너무 흥청망청했던게 사실입니다.

반가운 일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체 신입사원 정신교육 등 각종 강연회에서 "근면성", "절약정신" 등을
강조하면 시큰둥했던게 불과 얼마전까지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직장인들의 올해 최대목표가 저축과 절약이란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 송 총장 : 특히 어머니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어머니가 중심을 잡아야 청소년들의 경제교육도 제대로 됩니다.

그런면에서 주부들이 "무조건 안쓴다"는 식의 소비억제보다는 필요한
곳에는 돈을 쓰는 소비의 미덕이 아쉬운 때입니다.


<> 김상하 회장 : 옳은 지적입니다.

내수침체의 골이 너무 깊어지고 있습니다.

돈을 너무 안쓰기 때문이죠.

어느정도는 소비가 이뤄져야 내수시장이 유지됩니다.

그래야 기업도 돌아가고 일자리도 생기지요.

돈있는 사람은 건전한 소비를 하도록 용인하는 분위기도 조성돼야 합니다.


<> 김수학 회장 : 대도시도 심각하지만 인구 1만명 내외의 소도시에서는
소비가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2천-3천원짜리 음식을 파는 소규모 식당들까지도 폐업사태를 맞고 있을
정도니까요.


<> 송 총장 : 내수침체와 함께 고금리도 큰 문제 아닙니까.

이대로 가다간 산업기반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 박 사장 : IMF 이전에도 국내 금리수준은 경쟁국인 대만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3-4배나 높았습니다.

당시에도 고금리는 땅값, 임금과 함께 3대 경영장애 요인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당시보다 2-3배나 금리가 더 높아졌으니 이젠 기업하지
말라는 얘기나 같습니다.

이제 환율도 어느정도 안정됐으니 IMF측과 협상을 통해 금리를 낮춰야
합니다.


<> 송 총장 : IMF가 고금리를 고수한 이유중의 하나는 한국에서 돈값이
비싸야 외국자본이 들어오고, 그래야 환율이 안정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외자가 기대만큼 많이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김상하 회장 : 지금으로선 외자유치와 수출이 경제난 극복의 양대
키워드입니다.

그러나 수출은 품질경쟁력, 통상마찰 등 여러문제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기 힘듭니다.

따라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가 외환위기 해소에 중요한 열쇠인 셈이지요.

외자유치의 관건은 외국인들이 좋아할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지요.


<> 박 사장 : 옳은 지적입니다.

우리 기업이 외국에 물건을 내다팔고 외국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좋아하면서
외국기업들이 국내에서 장사하는건 싫어하는게 지금까지의 풍조였습니다.

이제는 내가 남한테 파는 만큼 남의 것도 사줄줄 아는, 한단계 높은 의식이
필요합니다.

70년대 영국 마가렛 대처수상이 추진했던 개방화, 규제철폐정책은 유명
합니다.

당시 영국자동차 업체들은 일본차들이 물밀듯 들어온다며 연일 개방반대
데모를 해댔죠.

그때 대처총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구 반바퀴를 돌아서 영국에 들어오는 일본차를 이길 자신이 없다면
자동차 사업을 하지 말라"

강하게 밀어붙인 규제완화, 개방화 덕분에 영국은 경쟁력을 되찾았습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 송 총장 : 몇년전부터 세계화를 부르짖어 왔지만 구호로만 끝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원인이 있겠지만 철저히 하지 않은 "적당주의"도 한몫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김상하 회장 : 돈 때문에 시작된 경제난인 만큼 이제는 돌다리도 두들겨
건너듯이 철저히 따져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기업인, 공무원, 주부 등 각자가 자기위치에서 꼼꼼히 일을 처리하면 이런
태도가 모여 적당주의를 몰아낼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협력도 IMF 극복의 주요 요인입니다.

힘을 합치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수 없습니다.

기아를 살리자고 국민들이 제아무리 주문을 많이 한들, 협력업체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부품이 생산되지 않으면 기아가 차를 만들어낼수 있겠습니까.

협동이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현대적으로 재현시킬
필요도 있는것 같습니다.


<> 김수학 회장 : 70년대 새마을운동도 처음에 분위기 조성부터 시작
됐습니다.

담 헐고, 지붕 개량하는 것에서 시작해 경제부흥의 기본바탕을 닦은
것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지요.

다시 새마을 운동의 근면, 협동정신을 되살려야 합니다.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한국경제신문, KBS, 대한상의와 함께 추진하는
3천만명 통장갖기 운동도 "작은데서 시작해 같이 가자"는 의미에서 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40여만명이 5천8백억원어치의 예.적금을 들었을
정도로 호응이 큽니다.


<> 송 총장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기업은 철저하고 투명한 경영, 정부는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기업하기 편한
환경조성, 국민은 근검절약과 소비의 균형을 이루면서 각자 최선을 다하면
IMF 위기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을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오늘의 좌담회를
요약할수 있겠습니다.

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은 이런 점에서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서명운동으로 조성된 근검 절약 분위기를 발판으로 한국병을 치유하고
제2, 제3의 "한강의 기적"을 이룰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정리=노혜령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