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나 재판정 지방의회 등에서 속기사는 글로 현장을 보존하는
필수불가결한 직업이다.

과거에는 부호를 이용한 수필속기로 적어 놓은 것을 하루종일 암호문을
해독하는 것처럼 다시 한글로 옮겨야 하는 작업을 했다.

속기사들이 그런 어려움을 견뎌 냈기에 우리는 대한민국 초대 국회때 부터
속기록에 의한 의사록이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엔 정보화시대에 발맞추어 속기도 컴퓨터를 이용하게 되었고 근래
많은 언론기관과 방송에서 컴퓨터속기가 유망직종의 하나로 대두되면서
여러번 소개가 되었다.

실제 지금까지의 수필속기는 빠른 속도로 컴퓨터속기로 대체되고 있다.

법원에서는 컴퓨터속기만 채용한다.

특히 98년부터 자막방송속기가 의무화되면서 많은 수의 컴퓨터속기사가
요청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편승, 일부업자들이 아무 검증도 받지 않은 속기 기계나
프로그램들을 마구 판매한다.

이들은2~3개월이면 컴퓨터속기사가 되어 수백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양 허위과장 광고를 하여 이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규 관인학원이나 협회공인학원에서도 평균 8개월~1년 정도의 교육기간이
필요하므로 독학으로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실제 성공한 예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일반인들이 이같은 과장허위광고에 현혹되어 피해를 받지 않으려면 다음의
몇가지를 유의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전화나 통신판매 등의 요구를 받았을 때 인적사항을 알려 주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선착순 000명 무료증정등의 표현은 일단 의심해볼만하다.

또 연수원, 통신원, 교육원, 자격원, 고시원, 고시회이름의 광고도 단순히
기계만 판매하는 곳이 많다.

물론 이런곳에서는 AS가 전혀 안된다.

또 공인된 기관이나 관인학원에서는 통신판매나 방문판매 등을 절대 하지
못하므로 그럴듯한 명칭을 사칭하는데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독학용 교재 운운하면서 기계나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곳은
자성하기를 바라며, 컴퓨터속기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전했으면 한다.

안정근 < 사단법인 한국속기교육협회 이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