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기조실이 잇따라 해체되고 있다.

30대그룹중 이미 17개가량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기능이 없어진건 아니다.

경영전략팀 구조조정본부 구조조정사업국이란 조직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

계열사간 협의회도 구성되고 있다.

이로써 정부가 해체일정을 밝힐 것을 요구한 이후 딱 두달만에 기조실문제
는 일단 마무리되고 있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해체취지는 잘못된 경영관행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요지경속" 경영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하자는게 명분이었다.

그러나 "순기능"도 있다는게 재계 입장이다.

명분도 좋지만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실효성을 거둘수 있다.

사실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선 어느때보다 기조실기능이 필요한 때다.

외자유치창구도 기조실이고 정부정책도 상당부분이 그룹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매킨지컨설팅도 요즘같은 난세에는 회장실 등에 위기관리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정부가 국무조정실을 설치했듯 말이다.

모그룹의 한임원은 "정부정책은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효성을 따져봐야 반개혁세력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그룹들이 속앓이를 하며 기조실를 서둘러 해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거래은행과 재무개선약정도 비슷한 과정을 통해 맺어졌다.

정부 기업 틈바구니에서 은행도 어정쩡하기만 하다.

내년까지 부채비율 2백% 달성이 어렵다는건 은행이 더 잘 안다.

그러나 당장 중요한 것은 개혁에 따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초인류기업의 장기전략은 실종되고 있다.

개혁과정의 일과성 부작용이라고 간주하기에는 기업현실이 너무 어렵다.

이익원 < 산업1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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