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 이 지구에 신이 내려왔다.

그리고 인간에게 세계에서 가장 값비싸고 좋은 선물을 주겠다고 했다.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그 답례로 드릴 선물을 의논한 결과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미래"라는 결론을 얻어냈다.

그들은 다시 미래를 형태가 있는 것으로 표현하자면 무엇이 될까를 골똘히
연구한 끝에 그것은 "아이들"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들이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아이들"을 드리겠다고 약속하고 대신 받은
것이 "성경"이다.

그래서 유태인 아이들은 꼭 성경을 읽으며 미래를 준비한다.

유태인이라면 어릴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누구나 알고 있다는
이 이야기는 유태인의 투철한 교육관을 알려주는 설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이들이 가장 소중한 "미래"라고 믿고 그들을 잘 교육시켜 부족함없이
기르려는 생각은 유태인뿐만 아니라 어느 민족의 부모들이나 공유하고
있는 이상이겠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서울시내 초.중.고생 가운데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해 굶는 학생이
지난해말보다 67.5%나 늘어나 1만명이 넘는다는 소식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집계에 따르면 초등학생 6천6백10명, 중학생 1천4백1명,
고교생 2천6백68명등 모두 1만6백79명이 중식지원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교생의 경우는 5배이상 급증해 눈길을 끈다.

IMF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급식이 실시되고 있는 초등학생의 경우는 별 문제가 없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접어든 중.고생의 경우는 자존심 때문에 일부러 속이고
굶는 쪽을 택하고 있다니 더 안타깝다.

이처럼 배고픔을 겪는 제자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한국교총을
중심으로 교사들이 사랑의 모금운동을 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금운동은 꼭 교사들의 몫만은 아니다.

우리들의 미래인 "아이들"을 굶겨서는 안된다.

뭐니뭐니 해도 배고픈 슬픔이 제일 크다 했다.

요즘처럼 이웃사랑이 긴요한 때는 없다.

이웃을 뜻하는 "인"은 읍을 나타내는 부방변과 미아래에 발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을 지닌 "천"자를 받친 것이다.

마을에서 쌀을 주고 받으며 왕래한다는 데서 생긴 글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