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회장이 기획예산위원장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3일 오전 11시
기아는 술렁댔다.

상당수 직원들은 진회장이 외부인사지만 중량급으로서 기아깃발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불과 4개월만에 물러나자 자칫 기아처리가 안개속에
휩싸이는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일부 직원들은 정부의 입각요청을 끝까지 거부하지 않은 진 회장에게
씁쓸한 감정을 나타냈다.

반면 진회장이 기획예산위원장에 임명됨으로써 향후 기아처리에서
우군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삼성자동차는 진회장의 퇴진에 대해 애써 논평하길 거부하면서도 자신들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삼성자동차관계자는기아나 삼성 모두에 좋은 방향으로 해결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기아자동차와 차종협력방안을 논의하면서 삼성과도 전략적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해외최대주주인 포드는 진회장의 퇴진에 당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진회장은 여의도 63빌딩에서 포드의 폴 드렝코이사와 점심을 함께
하면서 자신이 없더라도 기아와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것으로 전해졌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