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나가는 에너지를 붙잡아라"

IMF한파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에너지가 비싸지면서 에너지절약형 제품이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전기나 석유를 덜쓰는 제품에서부터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하거나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기기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뿐만아니라 폐열을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장치까지 개발돼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이같은 추세에 맞춰 빌딩 공장등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효율성을
진단해주는 에너지절약컨설팅업체, 비효율적인 시설을 효율이 높게 재시공
해주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들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장기불황으로 경비절감 요구가 높아진데다 IMF사태이후 환율이 오르면서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도입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최근 연구개발과 제품공급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분야중 하나는
연료완전연소부문.

환경전문업체인 웅진코웨이개발은 자동차용 고성능 연료촉매기(MCS303)를
개발, 시판에 나섰다.

세라믹재질로 연료탱크내에 장착되는 이 제품은 원적외선과 자기유도반응
원리를 응용, 기름분자의 결합각을 변화시켜 산소와 결합하기 쉬운 상태로
변환함으로써 완전연소를 유도한다.

빅뱅코리아 역시 자동차 연료소모를 줄여주는 "엔진파일럿"을 개발, 보급
중이다.

다량의 음이온과 오존이 함유된 공기를 엔진에 공급, 연소효율을 높이도록
만든 장치다.

연료소모를 15~30%까지 줄여준다고 한다.

한국테크노바이오도 저유황유용 절유첨가제를 개발, 시험을 의뢰해놓고
있는 상태.

이밖에도 다양한 원리의 유사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수세라믹 전문업체인 재성광의 "파워플러스"는 전자파를 연료에 투과,
연료를 12~35% 절감할 수 있게 만든 장치이고 문정의 "크린-Q"는 자기장에
의해 연료분자를 가열, 입자를 미세하게 분사시키는 원리다.

에스티씨의 "씽파워"는 흡기밸브에 부착하게 만든 제품이며 수출만 하던
코리아에이씨티가 최근 국내시판에 들어간 "슈퍼텍"은 전자기파를 방사,
분자운동을 촉진하도록 만든 장치다.

고속주행때 37%까지 연료절감이 가능하고 매연도 최고 90% 줄어든다.

절전제품도 연료절감장치 못지않게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분야.

선민전자는 40개의 형광등까지 동시점등이 가능하고 전기료를 30% 절약할
수 있는 절전형 전자안정기 "멀티파워"를 시판하고 있다.

아폴로상사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모터를 사용하는 전자제품의
콘센트박스에 연결해서 사용하면 전기료를 20%가량 절약할 수 있는
"파워세이버"를 시판하고 있다.

또 코리아스엔은 25%에서 최고 60%의 절전효과를 볼 수 있는 절전장치
"스마트마이저"를 개발, 해외판매를 추진중이다.

이들 절전제품은 모터가 스타트할 때 한꺼번에 높은 전류를 필요로 하거나
전류가 고르게 내보내지지 않아 생기는 전류낭비를 줄이도록 고안됐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갖는다.

이밖에 자동화시스템업체인 마이크로텍인터내셔날은 일본에서 화장실용
최첨단 에너지절약시스템을 도입, 공급하고 있다.

도어센서 초음파센서 적외선센서 컴퓨터케이블 등 어느하나만 감지해도
전원이 개폐되도록 만든 장치로 전기를 50~60% 절약할 수 있다.

공조기업체인 유풍의 경우 고진공상태의 특수파이프안에 열이송유체를
봉입시켜 연속적으로 열을 회수할 수 있게 만든 폐열회수용 히트파이프를
내놓았다.

벤처기업인 EnE시스템은 전기요금이 낮시간의 4분의1 수준인 심야시간에
얼음을 생산, 낮시간의 냉방에 이용하는 빙축열냉방시스템을 최근 개발했다.

무한한 태양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것도 최근의 한 추세.

농기계업체인 한성정공은 태양열을 기름의 보조열원으로 사용하는 태양열
균일식 자동건조기를 개발, 시판에 들어갔다.

한국쏠라는 고효율 집열판이 내장된 태양열 온수시스템을 개발, 양산화했다

폐지재활용업체인 태성은 심야전기로 난방을 하고 낮엔 기름보일러로
자동전환해주는 기름전기겸용 보일러개발에 일단 성공, 난방비를 50%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일러의 특징은 자체 개발한 진공관용기로 온수비축에 성공한 점.

어쨌든 에너지절약상품 연구가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다 건물 공장 등의 공조설비 인버터 절전조명기기 냉난방 열병합
발전 등 에너지의 비효율적인 사용을 진단, 재시공해주는 에너지절약전문
기업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등록된 에너지절약전문기업은 모두 15개.

지난 94년 2개가 등록한데 이어 95년엔 등록이 1개사도 없다가 97년엔
신광기업 장한기술 등 8개업체가 잇따라 신규등록했다.

에너지관리공단측은 "요즘들어 이들 기업을 통해 공장이나 건물 학교
등에서 에너지효율을 높여 비용을 절약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힌다.

정부도 이자율 5%의 에너지합리화자금을 이용,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는
공장 등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주나 건물주의 의지여하에 따라서는 국가 전체적으로도
에너지비용이 크게 절약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