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의 기업은 두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극복 이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톰 루이스 아시아지역담당 회장은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도입 등으로 요약되는 한국기업의 위기극복 방향은
기본적으로 옳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일 뿐, 장기적으론 무엇을 새롭게 창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이스 회장은 특히 "대기업들은 과거 성장 제일주의의 환상에 빠져
수익성이란 측면을 무시했기 때문에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과거에
유효한 패러다임이라 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맞지 않으면 과감히 바꾸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루이스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이 당면한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부의 통제실패, 낙후된 금융시스템, 대기업의 시장적응실패 등이
중첩돼 나타난 결과다.

외환위기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금융기관이 빌린 단기부채의 비중이 너무
커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구조조정이 이슈로 부상했다.

옳은 방향은 어떤 것인가.

"구조조정의 핵심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사업을 우선으로 해
사업구조를 재편하는데 있다.

즉 기업의 핵심역량이 구조조정을 통해 강화되도록 해야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개별 사업의 재무구조와 수익성, 투자효율 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당면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회사내에 위기관리팀을 구성해 입체적인
대처능력을 갖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같은 조직은 톱 매니지먼트 직속으로 구성하는게 효과적이다"

-정리해고에 대한 견해는.

"유일한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생산성과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인건비의 비중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다.

구조조정을 할때도 기업의 전체적인 사업구도를 고려해야 하듯 정리해고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자르고 없앤다고 해서 잘되는 게 아니다"

<이의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