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선 < 점포회생전략연구소 >

올해는 창업하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다.

전반적인 소비수준의 저하, 금융권을 비롯한 사채시장의 대출기피와
금리상승, 원부자재 가격인상 등 악재들이 어느때보다 많다.

그나마 지난해보다 나아진 것이 있다면 경기실종에 따른 권리금하락과
풍부한 구직인력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자들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좋은 목의 점포"를
찾는 일이다.

입지여건이 빼어난 점포를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임차할수 있다면 설령
2년정도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손해보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 매물로 나온 대부분의 가게는 97년과 비교해 권리금이 2분의1 또는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그러나 매물이 쏟아져도 좋은 점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초심자의 눈으로는 1급과 2급점포의 차이를 파악하기 어렵고 부동산
중개업소나 점포주에게 미혹당해 권리금과 시설비를 시세이상으로 줄수도
있다.

점포를 얻을 때는 먼저 그 점포를 포용하는 상권을 조사해야 한다.

발전가능성이 없는 상권의 점포는 아이템 서비스 상품질 마케팅력이 두루
갖추어져 있어도 희망매출액을 올릴 가능성이 희박하다.

좋은 점포를 찾는 데는 10가지 요령이 있다.

첫째 진출지역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말고 상권전체를 3회이상 왕복해본다.

상권내 점포들의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어가 깔끔한지, 유동인구의
보행속도가 느린지, 상권의 기운이 나에게 맞는지 여부를 보는것이다.

점포주들이 가게외양에 정성을 기울인다는 것은 그만큼 장사가 된다는
반증이고 행인들의 발걸음이 느린 곳은 구매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둘째 2~3군데의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러 점포시세를 알아본다.

정보수집의 의미가 크므로 마음에 드는 점포가 있다해도 이 단계에서 선뜻
계약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좋은 점포도 많지 않을 뿐더러 권리금이 높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셋째 상권내를 돌아다니며 임대물건을 샅샅이 조사한다.

점포앞에 써붙인 점포임대 부착물을 살펴보고 소형슈퍼마켓 등에서
음료수를 사먹으며 주인에게 근처에 임대나온 점포가 없느냐고 물어본다.

생활정보지에 실린 점포관련광고도 살펴본다.

넷째 상권내 사양업종을 운영하는 곳을 알아본다.

탕수육전문점 소형치킨점 다방 전화방 비디오방 사격연습장 다트장 등이
대상업종.

협상에 따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점포를 구할수 있다.

다섯째 2층에 있는 사무실중 점포(특히 음식점)로 사용가능한 곳이 있는지
살핀다.

매우 저렴한 임대료로 점포를 구할수 있기 때문이다.

2층에 음식점을 오픈하면 동일상품의 가격을 20%정도 인하할수 있다.

여섯째 대상점포의 실제여건을 세밀히 분석한다.

조사항목은 점포앞 유동인구, 배후지역의 가구수와 인구현황, 대중교통의
하루 이용객수등이다.

1급지라면 오후 5~9시사이의 피크타임때 유동인구가 5천명선은 된다.

지하철 이용객수가 5만명이상, 버스노선이 12개이상이면 잠재력이 큰
상권이다.

일곱째 상권내 업종분포도를 조사한다.

업종선정을 위한 참고자료로 삼기위해서다.

의류 음식점등은 경쟁점포가 있어도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하므로 개업에
무리가 없으나 편의점이나 도시락점등 고객을 나눠가져야 하는 업종은
경쟁점포가 많으면 불리하다.

상권내에서 가장 잘 되는 점포와 업종, 가장 안되는 점포와 업종도
조사한다.

여덟째 투자수익성을 분석해야 한다.

위치가 아무리 좋아도 점포투자금액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면 개업을
포기해야 한다.

간단한 수익성 산정방법은 "경쟁점포의 내점고객수x1인당 객단가x구매율
(음식점 95%, 의류점 30%)"로 이를 통해 매출액을 추정할수 있다.

2억원을 투자한 점포라면 하루 1백만원의 매출은 올려야 한다.

아홉째 대상점포가 나왔다면 현재의 점포임차인과 권리금및 시설비문제를
마무리지은 다음 건물주와 계약을 맺는다.

권리금및 시설비는 최소한 30%정도 깎은 가격으로 흥정을 시작해야 보다
싼값으로 점포를 얻을수 있다.

또 점포주가 바뀌면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리는 경향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임차인에게 사전에 확약을 받아둬야 한다.

올린다면 계약이 무효라는 점을 서면으로 남겨 둘 필요가 있다.

열번째 새로 간판을 달때 다른 점포와 분쟁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점포오픈전, 즉 이전 점포임차인이 장사를 그만두기전에 다는 것이
안전하다.

새로 오픈하는 경우 간판이 조금이라도 크거나 환하면 주변 점포들로부터
시샘을 받아 간판다는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점포찾기란 3개월이상 발로 뛰며 관련사항을 세밀히 조사해야 하는
중노동이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작해야 원하는 점포를 찾을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