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순 < 마이크로 뱅킹 시스템즈 회장 >

IMF체제로의 급격한 이행에 따라 경제구조 자체에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금융산업 분야는 여타 부문에 비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심각한 혼란이 예상된다.

오랫동안 금융정책 및 금융산업 일선에 몸담아 온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우려와 함께 현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첫째, 세계 11위의 GDP규모를 가진 한국경제가 완전개방시 외국자본에
종속될 것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

둘째, 금리가 낮고 구조도 열악한 우편저축은 향후 계속 존립이 가능한가.

셋째, 향후 완전 개방체제하에서 외국자본 참여시 국내 금융기관이 승리할
수 있는가.

넷째, 현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금융구조 개혁방안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내부사정을 아는 한 위의 4가지 질문에 대해서
우리는 부분적 또는 단기적인 대안은 가지고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 금융경영시스템 자체가 절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필자는 그동안 금융산업에 종사하면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나름대로의 접근방법과 체계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은 다음과 같은 3가지 각도에서 접근되어
져야 할 것이다.

첫째, 사회기반 구조상에서의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금융기관은 제살 깎아먹기식의 과당 경쟁과 외형 신장에
급급한 나머지 중복, 과잉투자로 높은 비용 부담과 저효율을 초래하였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점포, 전산망, 자동화 장비 등의 공동
이용을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신용위험을 줄이고 금융부실을 사전예방할 수 있도록 개인 신용
정보 데이타베이스를 조속히 구축하여 이를 금융기관이 공동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에 더하여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는 후쿠야마 겐지가 지적한
바와 같이 신뢰(trust)라는 사회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중장기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사회공통의 비용을 절감시키고
이를 통하여 금융 서비스 비용자체를 줄여 나가야 한다.

둘째, 개별 금융기관 차원에서의 경쟁력 강화노력이 필요하다.

개별 금융기업은 우선 전통적인 규모의 논리, 관치금융 시장에서 형성된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와 경영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 스스로의 핵심역량
(Core Competence)을 명확히 인식한 후 시장의 틈새를 찾아 특성화, 전문화
방향을 정립하고 이에 맞추어 신속하게 내부 경영시스템을 저비용-고효율
체계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개별 금융기관의 구조개혁을 위한 프로그램은 경영패러다임 재구축 차원,
업무 조직 정보시스템의 수익 및 고객중심체제 전환차원, 이를 견인할 수
있는 기업문화의 체계화 및 사고변화차원 등 핵심영역에 걸쳐 동시 병렬적
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때 개혁 추진의 중심은 업무-제도의 집적체이면서 인건비 다음의 중점
비용단위인 정보시스템 부문의 변화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금융기관간의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에 따른 경쟁력 강화대책이
필요하다.

금융기관간 인수-합병이 불가피해진 마당에 인수-합병에 따른 조직간의
통합비용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매우 중요하며, 이때
선시스템, 후조직화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물리적인 조직의 통합 이전에 전략 업무 정보 조직에 대한 체계를 국제
수준(Global Standard)에 맞추어 근본적으로 재고안(Re-Invention)하고 이를
지원할 정보시스템 기반에 대한 명확한 재구축 구상을 가진후 물리적인
통합에 임할 경우 두개, 또는 다수의 조직의 통합은 오히려 극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거 모금융기관이 통합과정과 이후에 겪은 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않게 할 것이다.

성공적인 구조개혁을 위한 실행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개혁의 범위는 전체에 미쳐야 하며, 일관되고 통합적인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혁신기간은 가능한한 짧아야 한다.

시간은 곧 비용이며 예상치 못한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단기적인 효과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넷째, 최고경영층이 직접 진두지휘해야 한다.

경영자가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이를 진두지휘하는 노력은 개혁의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이러한 실행방침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법으로서는 경영
시스템의 다운사이징과 비즈니스 전략 중심의 지식공유기반 구축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러한 기법의 효과 극대화를 위한 중심 수단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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