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입원료 제품과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사재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가부도의 위기를 막아보자며 1달러모으기, 금반지 내놓기운동이
벌어지면서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국가경제가 회생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전쟁위기설이 나돈것처럼 생필품 사재기바람이 불다니
나라를 살리려는 것인지, 완전히 망하게 하려는 것인지 답답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사재기는 결국 품귀현상을 낳기 마련이고 품귀현상은 가격상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가격을 올려놓은 것도 소비자요, 비싼 가격을 무는 것도 소비자이며 결국
사재기는 가격상승을 재촉하는 결과만 낳을 뿐임을 왜 모르는가.

국가부도의 위기에서 너도나도 나라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이 때 너도나도
생필품 사재기란 나라야 망하든 말든 나혼자만 살고보겠다는 비열한 행위일뿐
아니라 가장 경계해야할 내부의 적이다.

지금의 우리나라도 그러한 국민정신만이 나라를 살릴수 있다.

사재기 같은 망국명이 있는한 우리나라 부도위기는 영원히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제발 정신차리자.

권순철 <성남 분당구 수내동>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