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기 싫은 나라로 알려진 한국에 외국 기업들의 발길이 잦아질 조짐이
보인다는 소식은 여간 반갑지 않다.

IMF한파속에서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린다면 외환위기극복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계최대 실리콘 제조업체인 미국 다우코닝의 대한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공장용지 임대료의 절반을 부담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코닝의 투자규모는 외국인투자로는 사상최대인 28억달러에 이른다.

우리가 겪고 있는 외환위기는 IMF구제금융이나, 미국 일본 등의
지원금융만으로 극복하기는 어렵다.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은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인식, 한국으로 발길을
돌려 외국의 돈이 들어와야 한다.

통산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장용지제공, 공장임대료부담 등에 관한 부처간
합의가 이루어져 다우코닝의 대한 투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공장용지 조성비는 산업은행에서 저리로 융자하고, 다우코닝측이 지목한
서해안 새만금개발지역에서 60만평을 따로 떼내 외국인공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우코닝의 투자유치에 나섰던 전북도는 당초 공단용지개발비
(1천6백20억원)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공장용지조성후
다우측에 임대할때 임대료절반을 정부에서 지원받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단진입로 등 건설비를 부담하는 등 다우공장에 대해
국가공단수준의 지원을 하는 한편 전북도는 이 공단에 근무할 1천여명의
외국인 자녀를 위한 외국인 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이러한 일련의 투자유치계획은 다른 경우와 비교할때 특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시비 논란도 있을수 있다.

그러나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규제에 바탕을 두고 있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야 한다.

국내외 기업을 가릴것 없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오늘날
정부가 해야할 중요한 과제다.

구미 선진국에서도 외국인투자에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영국 윈야드에 공장을 세울때 땅값은 당 1파운드, 대우전자가
프랑스에 전자레인지공장을 세울때 땅값은 1천5백평에 상징적으로 1프랑을
지불했다.

이들 나라는 투자액의 상당부분을 장기저리로 융자해주고 각종 조세혜택을
준다.

왜 그런가.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 뿐아니라 기본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외국기업이나 국내기업 가릴것
없이 마음놓고 생산활동을 펼칠수 있다.

자본은 투자환경이 가장 유리한 곳을 찾아 이동하게 마련이다.

다우코닝의 투자유치는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기회에 기업에 불리한 규제를 풀고 가능한 많은 혜택을 베풀어야 한다.

임금은 높고, 땅값은 비싸고고, 노사분규는 잦고,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각종 규제가 심한 나라에는 기업하려는 사람이 몰려들 수 없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