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미니밴형 경차 "아토스"는 고정관념을 뒤엎었다는 점에서
뉴트렌드 상을 받을만하다.

경차에 대한 기존 이미지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작고 불안해
보이지만 그저 싼맛에 타고 다닌다는 것.

하지만 아토스는 8백cc 밖에 안되는 미니카도 "그처럼 고급스럽고 그처럼
안전할 수 있구나"하는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선 국산차중 최대 높이(1천6백15mm)를 자랑하는 "하이루프 톨보이
(High Roof Toll Boy) "형의 외관이 그렇다.

일본 다이하쓰의 "무브 CX", 스즈키의 "왜건 RFX", 벤츠와 시계 메이커인
스와치의 공동작인 "스마"등도 채택한 이 첨단스타일이 차의 품위를
살려줬다.

이는 단순히 외관상의 특징으로만 그치지 않고 차를 타고 내릴때 몸을
거의 굽히지 않아도 되고 넓은 시야, 시원한 운전감까지 제공해 승차감
향상에도 한몫을 했다.

게다가 성인 3명이 뒷좌석에 충분히 탈 수 있을 정도의 넉넉한 실내공간
(길이 1천7백95mm, 폭 1천2백50mm)이 마련돼 있고 뒤쪽 시트를 접을경우
1천2백60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이 확보돼 그야말로 "다목적 차량(MPV)"의
자질을 모두 갖췄다.

차의 안전성도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한 대목.

차체의 강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우물 정"자형 프레임을
엔진룸에 달았다.

여기에다 고장력 강판, 2.5마일 범퍼, 듀얼 임팩트바 등으로 충돌상황을
대비했다.

또 중.대형 승용차를 방불케하는 에어백, 4채널 ABS, 반자동 변속기(SAT)
등 고급 사양의 적용도 경차의 격을 한단계 올려줬다.

아토스는 이에 힘입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30마일 정면충돌테스트와
영국 차량인증국의 "유럽 안전기준"과 같은 난문을 무난히 뚫을 수 있었다.

이와함께 경차로서는 이례적으로 알루미늄 휠, 안개등, 주야간 룸미러,
디지털시계, 고급스피커, 메탈그레인, 고급직물시트와 같은 다양한 옵션
품목을 구비했다.

아토스에는 그래서 많은 기록들이 따라 다닌다.

시판 첫날 1만4천4백18대의 주문을 받아 국내 최다의 첫날 계약실적을
올렸다.

또 지난 10월에는 9천7백19대를 팔아 경차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전체
내수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선전에는 경차의 개념을 고급화시킨 상품전략은 물론 지난 3월부터
차이름과 CM송 공모, 서울 모터쇼와 현대마스터스 골프대회 전시, 전국
11개도시 순회 신차발표회와 같은 프리 마케팅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판 1주일전에 제품인지도가 이미 59%에 달했다는 현대의 자체 조사
결과가 이를 대변해준다.

아토스에 또하나의 "최초 기록"이 생겨났다.

지난 3일 국내 경차로는 처음으로 유럽지역에 수출을 시작한것.

현대는 현지 고객층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친 결과 피아트의
"친퀘첸토", 르노의 "트윙고", 세아트의 "아로사"등 동급 유럽 현지 모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반응에 고무돼 내년엔 7만대를 이 지역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윤성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