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페 레티놀 2500"은 기능성 화장품의 진수를 보여줌과 동시에
우리 화장품업체들의 기술력이나 제품력이 외국의 유명화장품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보인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국산=싸구려"라는 인식을 깨뜨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레티놀 2500은 주름제거및 피부노화방지용 화장품으로 지난 3월 첫선을
보였다.

어린이 치약만한 크기가 무려 6만원(소매가 기준)이나 할 정도로 워낙
고가인데다 수입품이 판을 치는 상황이어서 태평양 스스로도 성공을
확신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주름에 대한 여성들의 고민을 파고든 이 제품의 컨셉트는 적중했다.

시판 이후 지금까지 무려 90만개나 팔렸다.

그나마도 제품이 달려 한때는 대리점이나 화장품코너 점주들이 물건을
확보하기위해 선금을 들고와서 기다려야할 정도였다.

태평양은 이제품 하나로 무려 3백7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레티놀 2500의 바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국의 유명브랜드 화장품과 직접 경쟁하는 비행기내 면세판매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아직은 KAL에서만 판매하고있으나 랑콤 에스티로더 등을 큰 차이로
제쳤다고 태평양은 밝히고 있다.

외국에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소비자들이 선물로 사들고 들어오는 화장품이
외국제품에서 국산 레티놀 2500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레티놀 2500의 빅히트는 주름제거및 피부노화방지라는 제품컨셉트가
주름을 최대의 적으로 여기는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한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컨셉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태평양의 기술력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주름은 노화의 필연적 결과로서 외과적 수술을 통해서만 제거할
수있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그런 터에 주름방지용 화장품이 나왔으니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않겠느냐는 것이다.

레티놀은 순수 비타민 A로 세포분화 촉진등을 비롯하여 생체에 필요한
각종 단백질을 생합성하는 성분으로 주름제거와 피부노화를 지연시키는데
특히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뛰어난 기능에도 불구하고 자연계에서 쉽게 활성을 잃는
불안정성으로 인해 화장품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레티놀을 안정화시키기위해서는 가능한한 자외선 공기 물 고온 등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하는데 태평양은 여기에 필요한 MDC(Matrix Double
Capsule)기술의 개발에 성공해 레티놀을 상품화했다.

아이오페 레티놀 2500에는 레티놀 알갱이가 이중으로 안정화돼있다.

이 알갱이가 눈 입주위등 건조하고 주름지기 쉬운 피부에 작용하여
주름을 제거하고 피부탄력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그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있다고 태평양은 설명한다.

태평양은 또 특수 설계된 튜브에 담아 사용 도중에 나타날 수있는 내용물
(레티놀)의 산화를 방지하고 마지막까지 신선한 상태로 유지되도록 했다.

< 이희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