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은 우리의 주식인 밥을 제대로 된 편의식품으로 개발, 슈퍼에서도
밥을 사먹을 수있게한 제품으로 우리의 식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획기적인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1월에 처음 선보인 제일제당 햇반은 시판 1년만에 "주부가 지은 밥"을
대신할 수있는 "대체밥"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것이다.

햇반의 인기는 매출액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올 10월말까지의 판매액은 총 68억원.

제일제당은 처음 내놓았을 때 올해의 목표를 40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결과는 목표를 2배이상 뛰어넘어 초과달성이 확실하다.

햇반이 이처럼 인기를 모은 것은 무엇보다 밥맛이 좋기 때문이다.

비빔밥 등 이미 몇가지 즉석밥이 나와 있었으나 밥이 푸석푸석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그러나 햇반은 집에서 갓지은 것처럼 찰지고 알맞게 익어 오히려 어설프게
지은 밥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료가 되는 쌀로 국내 최상품 이천쌀을 사용한 것도 고급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는데 큰 몫을 했다.

햇반의 또다른 인기요인은 데워먹는 방식에 있다.

전자레인지에 포장째 넣고 2분동안 돌리기만 하면 된다.

끓는 물에 데워먹거나 포장을 뜯어 다른 용기에 넣고 다시 데워먹는 기존의
레토르트제품과는 차별화된 제품이다.

상온에서 6개월동안 제품의 변질이 전혀 없는 유통기한도 한꺼번에 많이
사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즉시 먹을 수있는 중요한 장치였다.

유통기한이 이처럼 길 수있는 것은 제품의 공정과정 때문이다.

햇반은 반도체공장과 비슷한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한 클린룸에서
만들어진다.

대기중의 미생물 침입이 완전히 차단된다.

그래서 햇반의 또다른 수식어가 "무균밥"이다.

햇반은 밥할 시간이 없거나 밥하기가 귀찮아 다른 것으로 대충 때우는
맞벌이부부 독신자 전문직 종사자들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았다.

여름 휴가철에는 등산 낚시 여행 등 나들이 필수용품으로 각광받아 한달에
8억원이상의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서울 삼성동 공항터미널 인근의 현대백화점, 김포공항 부근의 점포에서는
해외에 거주하는 친척들에게 주기위해 상자째로 햇반을 구입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특히 지난 7월부터는 대한항공 국제선 기내식으로 공급돼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햇반은 제일제당의 즉석미역국 진한참기름 등을 곁들인 세트로 제공되고
있다.

기내식용으로 판매되는 양만도 월평균 20만개에 달한다.

제일제당은 햇반이 이처럼 인기를 끌자 자매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 10월에는 식욕이 왕성한 청소년 수험생들을 겨냥한 "큰햇반" 및
영양잡곡과 함께 지은 "오곡밥"을 선보였다.

내년에는 밤밥 잡곡밥 팥밥 등으로 다양한 햇반을 판매할 계획이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