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제와 줄거리를 이미지화해서 표지에 담는게 중요해요. 책이
출간될때마다 느끼는 기쁨은 이루 형언할수 없는 기쁨이고 독자의 감동이
영원하기를 기원하죠"

가가컴뮤니케이션 책표지디자이너 박소희(29)씨는 94년 이 회사에 몸 담은
이후 1백여권의 책표지를 만들었다.

서일전문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이후 7년간 박씨는 줄곧 책표지를
디자인했다.

그중간에 기업광고나 제품광고를 기획하기도 했지만 깊이 있고 서정성
넘치는 책표지 디자인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그의 대표작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천재와 광기", 김원일 장편소설
"아우라지로 가는길", 조선일보의 "이런 장사가 월급쟁이보다 훨씬 낫다",
조유식의 "정도전을 위한 변명", 홍성원 장편소설 "그러나" 등이다.

박씨는 인문서 아동물 음악교양서를 중심으로 약간의 소설과 실용서도
디자인했다.

차분한 성격의 그는 "성격적으로나 취향면에서나 인문서를 디자인할때
가장 적성에 맞는것 같다"며 "베스트셀러를 디자인한 적이 없어 아쉽지만
스테디셀러는 상당수가 돼 위안이 된다"고 말한다.

그의 책표지를 보면 고졸하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책의 이미지에 맞게 도안된 추상화된 인물컷은 독특한 운치를 준다.

박씨는 "편집자들이 요구하는 이미지와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가 부합하지
않을때 합의점을 찾느라 애를 먹을 때가 많다"며 "자신의 의도와는 딴판으로
책표지가 디자인될때 책이 잘 팔리는가에 대한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쓸쓸해진다"고 말한다.

박씨는 어린이들의 역사의식 과학적교양 음악상식을 고양시키는 아동물도
많이 디자인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색감을 고르는 것은 여간 고충이 아니란다.

웅진출판사 두산동아 중앙일보사 등 대메이커의 아동물만을 디자인해
왔는데 이 분야에서도 상당한 성가를 얻고 있다.

박씨는 영화를 즐겨보고 시간이 나면 여행을 가는게 유일한 취미다.

이런 기회를 통해 영감을 구축하는 것이 책표지 디자인에 큰 도움을 준다고.

디자인 작업은 몰입이 잘되는 밤시간에 이뤄진다.

앞으로 고급 매킨토시 그래픽을 익혀 좀더 완성도 높은 책표지를 디자인
하고 아울러 동영상 그래픽에 도전하고 싶은게 그녀의 바람이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