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우 < 로얄투자자문 대표 >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의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시중실세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3년만기 은행보증기준) 금리가 지난 10월말
12.6%에서 11월26일에는 약 6%포인트가 오른 연 18.55%를 기록했으며 단기
채권(3개월) 성격을 지닌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14.4%와 13.7%에서 23.28%와 17.0%로 급상승했다.

회사채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1992년 1월에 지금과 비슷한 19%대까지
오르던 금리가 그 해 10월에는 13%대로 하락했었다.

이와같이 고금리때는 금융상품을 통한 투자보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더구나 주식시장이 붕괴국면을 맞으면서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고수익과 원금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채권투자를 선호하는 추세
이며 채권금리가 20% 수준으로 급등하자 개미군단들이 앞다퉈 채권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 몰리고 있다.

채권은 "안정성-수익성-현금화"를 동시에 보장해 주는 투자대상으로 기본적
투자요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증권투자라 하면 주식과 채권으로 대별할 수 있는데 주식은 기업의 자기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것으로 이익이 나면 배당을 받을 수 있고
호황일땐 주가상승으로 높은 수익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적자 또는 최악의 경우 부도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배당은
고사하고 큰 투자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불확실한 증권이다.

더구나 고금리때는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커지면서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는게
경험적인 추세이다.

대조적으로 채권은 기업 금융기관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 등이 장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이다.

채권은 발행기업의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확정
이자부증권"이라는 점에서 안전한 투자대상이라 할 수 있다.

채권투자는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중도해약에 따른 수수료가 없어 현금화에
따른 비용이 적을 뿐 아니라 돈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매입한 채권을 되팔
수 있어 환금성도 보장된다.

또 여타 금융기관의 저축상품보다 금리가 높아 수익성까지 갖추고 있다.

더구나 고금리에 샀던 채권을 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비싼 값에 팔아 보유
기간의 이자수익 뿐만 아니라 매매에 따른 차익까지 챙길 수 있는 묘미도
있다.

채권의 최저거래 단위는 1만원으로 개인들의 소액투자도 가능하며 대신
최고거래는 제한이 없다.

채권을 직접 사거나 팔려면 증권사 창구를 이용해야 한다.

우선 증권사에 가 위탁계좌나 저축계좌를 개설한 후 주식과 마찬가지로
매수.매도주문을 내면 된다.

지난 95년 2월말에 금리가 급등할 때 만기 5년짜리 국민주택채권(1종)
1억원어치를 연 14.2%의 금리로 사 뒀다가 연말에 금리가 9%까지 떨어지자
채권을 팔아 10개월간 이자 6백34만원과 가격변동에 따른 시세차익
2천9백26만원을 합쳐 총 3천5백60만원의 수익을 올린바 있다.

이를 투자수익률로 환산해 보면 연 42.72%나 되는 매우 높은 수익률이다.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가 실시되면서 채권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을 사는 경우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세테크" 수단으로 이러한 채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금리자유화에 따라 금융기관간 금리의 무한경쟁시대가 열리면서 절세형
신상품 개발경쟁은 본격화 되고 있다.

기업이나 개인들도 금리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채권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채권시장은 거액전주는 물론 샐러리맨이나 소액의 서민들까지 국민
모두 참여가 가능한 "채권 대중화시대"를 맞고 있다.

앞으로 투자행태도 주식위주 일변도의 증권투자에서 채권을 포함한 다양한
재테크방식으로 크게 변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