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을 잡아라"

각종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제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에따라 쾌적함을 중시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욕구변화에
발맞춰 기업들이 항균성능을 갖춘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

특히 최근의 O-157 파동은 세균에 대한 일반인들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기업들의 항균제품 개발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항균제품이 늘어나면서 적용 대상 품목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종이 섬유 플라스틱에서 대리석 주방용품 시트커버 은행통장 심지어 항균
기능을 갖춘 자동차핸들과 변속기 손잡이까지 등장할 정도.

한솔파텍(대표 이흥근)은 지난 11월초 항균성능을 갖춘 초경량 박엽지를
개발했다.

성서.사전인쇄에 사용되는 이 종이는 무게가 평량 25g/평방m에 불과한 국내
최경량으로 한솔파텍은 여기에 항균기능까지 부여, 위생성과 보존성을
강조한 박엽지를 만들어냈다.

현재 이 종이는 성서발간회사인 성서원(대표 김영진)의 "빅컬러 성경"에
사용돼 서점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한솔파텍외에 다른 제지회사들도 항균지 개발을 이미 마친 상태이다.

풍만제지 한솔제지 무림제지 흥원제지 등이 항균기능을 갖춘 필기 인쇄
앨범용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항균제품 생산에 나섰다.

기아자동차에 자동차용 핸들을 납품하고 있는 동화기업(대표 윤한보)은
지난달 말부터 항균 핸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림산업이 국내기술로 개발한 항균제를 제조 과정에 투입,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핸들을 생산해 기아에 공급하고 있다.

역시 자동차 부품업체인 동원산업(대표 김희재)도 항균성분을 첨가한 자동
변속기 손잡이를 개발, 지난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섬유제품도 항균기능과 밀접한 품목이다.

사무가구용 직물을 생산하는 삼원직물(대표 최상원)은 지난 10월 항균및
방취기능이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는 항균사를 개발했다.

종전의 항균성 직물은 제직이 끝난후 스프레이나 침전법을 이용, 항균물질을
후처리해 항균능력이 1년이내에 소멸됐지만 이 회사제품은 선처리를 통해
수명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삼원직물은 현재 현대 리바트를 비롯한 대형 가구업체에 항균직물을 공급
하고 있다.

신체에 장시간 맞닿기때문에 특히 위생이 중요한 내의도 항균기능이 필요한
품목.

내의류 제조업체인 좋은사람들(대표 주병진)은 지난 6월부터 보디가드
제임스딘프레지던트 돈앤돈스 등 자사 내의브랜드에 항균기능을 적용, 세균
발생 억제와 피부보호 효과등 장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신스페샬(대표 윤준희)은 지난해부터 항균처리된 은행 통장을
제작, 농협 제일은행 동남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등에 공급중이며 세호
(대표 강신종)는 항균대리석으로 만든 욕조 싱크대 등을 생산, 소비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최근들어 항균성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려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SF(위생가공처리)마크를 획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 93년부터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소 부설 소비과학연구센터가 발급하기
시작한 SF마크는 세균 감소율이 90% 이상인 제품에 대해 주어지는 인정서.

시행 첫해 1개회사를 시작으로 94년부터 9개, 12개, 20개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에는 10월까지 24개 업체가 마크를 받았다.

품목별로는 섬유류가 22개로 가장 많고 플라스틱생활용품과 건자재 종이류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소비과학연구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품질 차별화와 고부가가치 실현을
위해 항균성능과 같은 기능성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하고 "앞으로 보다 다양한 제품에 항균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