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거리를 살리고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값싼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직업이지요"

주식회사 비젼인터내셔널 사장 온성준.

그의 직업은 부동산 컨설턴트다.

주로 하는 일은 할인매장거리를 조성하는 것.

개발되지 않고 방치돼 있는 길거리에 할인매장을 유치해 그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따라서 그가 가는 거리의 상가의 가치는 점찍자마자 두배로 뛴다.

연신내 거리를 만들고 건대입구 할인매장조성사업에 참가하고 지금은
신림동의 우중충한 골목길을 젊음의 거리로 만들고 있다.

다음은 수원으로 자리를 옮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공은 인테리어.

고향은 전북 김제.

설계사 자격증 하나와 1백만원 들고 89년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은 그리 만만한 도시가 아니었다.

그를 반겨주는 곳은 없었다.

그후 몇년간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과 고생을 해왔다.

그러던중 91년 한 인테리어 사무실에 취직을 한후 오너의 눈에 띄어 다양한
부동산컨설팅실무를 배우며 의류사업에 관심을 갖던중 문정동 할인매장거리
를 보고 할인매장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할인매장 거리를 만들기 위해 입지를 물색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반면 상권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임대료가 싼 곳이
주 공격목표가 된다.

그리고 다양한 분석을 통해 사업성을 검토하고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되면 20여개의 상가를 한꺼번에 임대한다.

그리고 각 의류업체들을 유치하면 할인매장거리 하나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 인근 가게의 권리금과 임대료가 갑자기 뛰고
나가려고 했던 사람들조차 엄청난 권리금을 요구한다.

공무원들과의 관계도 문제다.

건대입구를 조성하던 때는 구청측의 협조로 순조롭게 일을 진행했지만
현재 신림동에서는 어떤 이권이 걸려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같은 사업을
질시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신념이 있다.

"남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을 나도 귀하게 여기는 것은 쉬운 일이지요.
그러나 세상이 다 천하게 여기는 것을 귀하게 만드는 일은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촌놈이 현재 사무실 1개, 점포 2개에서 월 1천5백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어엿한 사장(?)이 됐지만 아직도 고생하던 시절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부동산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갖춰야될 요건을 묻는 질문에 "성실성과
믿음이지요. 또 하나는 풍부한 실전의 경험이지요"라고 대답한다.

누구나 부동산관련 공부는 할수 있다.

그러나 바닥에서 굵어온 실무경험과 어렵게 살아오면서 배운 주위사람에게
항상 무언가를 주려고 하는 자세는 쉽게 얻을수 없다.

따라서 그의 최대 자산은 사람이다.

못해도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그는 삶을 지탱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취미도 없다.

취미생활을 할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에 아직도 취미를
사치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쯤에는 취미생활을 하나 만들어 볼 생각이다.

<김용준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