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형태로 모양을 낸 아름다운 건물들이 도시의 환경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재개발사업의 활성화와 공공프로젝트의 증가로 서울시내만해도 최근들어
하루가 다르게 대형건물들이 들어서 도시의 풍경을 바꾸어 놓는다.

산업화시대 마구잡이로 개발되면서 이른바 "성냥갑"으로 불리는 천편일률
적인 건물들이 들어서던 시기와는 달리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뽐내며 한껏
모양을 낸 현대식건물들이 속속 들어서 눈길을 끈다.

피라미드 모양의 아파트나 한옥의 선을 차용한 현대식 건축물,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우주선 모양의 건물, 마치 왕관을 쓴듯한 모습을 연상케하는
복합빌딩, 각기 개성을 살린 파격적 설계의 학교 파출소 동사무소를 비롯한
공공건물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때문에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지어져 서울의 명소가 됐던 용산
국제빌딩이나 삼성동 무역센터, 여의도 LG쌍둥이 빌딩 등도 이제는 새로운
건물들에 밀려 명성이 예전만 못하다.

규모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주변환경과 어우러진 개성있는 공간을 창출
하며 회색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경향은 최근들어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

획일적이던 도시의 모습을 혁명적으로 바꾸어놓은 건물의 외형변화와 함께
건물을 둘러싼 야외조경과 실내 인테리어 등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모습을 띤 건물의 외양만큼이나 내부공간 또한 더욱
쾌적하고 편리함을 강조한다.

첨단인텔리전트 건물이 주는 딱딱함을 보완하기 위한 휴식공간이 대거
확충되는가 하면 실내 인테리어 기법 또한 획기적으로 변해 정서적으로
메말라있는 도시인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찾게해준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아 단순히 기능성만 강조되던 생활공간을
이제는 인간다운 문화환경공간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도시의 공간.

인간다운 건축이란 다름아닌 현대인의 정신적 심리적 안정욕구를 충분하게
반영한 미래지향적 공간개념을 수용한 것이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제정한 "대한민국 환경문화상"은
이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건축 조경 실내장식 조각.조형 등 4개부문으로
나눠 매년 대상 및 부문별 우수상을 선정, 시상함으로써 아름다운 도시 만들
기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대한민국환경문화상은 점차 응모작들의 수준이 크게
향상돼 해를 거듭할수록 우열을 가름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올해의 경우 등위를 가릴 수 없을만큼 치열한 경합이 벌어져 대한민국
환경문화상이 이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권위의 환경문화상으로 자리매김
됐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했다.

건축관계자들은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과 아름다운 문화환경 창출에 이
상이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새로운 도시질서 확립과 환경친화적
마인드 확산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