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작은 것에서부터"

내수위축과 급격한 원화평가절하가 기업들의 목을 죄고있는 가운데
개미군단 중소기업들이 수출역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국내에서 인기없는 제품도 얼마든지 팔수있는
틈새시장이 있게 마련.

이때문에 요즘엔 수출전문업체뿐 아니라 내수에만 의존하던 회사들도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욱이 내수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신제품으로 해외시장부터 승부수를
띄우는 중소기업들도 늘고있다.

<> 수출현황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세는 수치가 증명해준다.

무역협회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수출총계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8% 늘어난 1천1백22억달러.

이중 중소기업수출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6.5% 증가한 4백68억달러다.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비중은 지난해의 41.8%에서 올해는
41.7%로 거의 변동이 없지만 성장률은 0.7%포인트 높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증가율이 0.1%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 수출
증가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화학공업제품 철강금속제품 수출이 24억8천만달러와
29억2천만달러를 기록, 각각 22.1%와 20.8%의 성장률로 20%선을 넘는
선두군을 형성했다.

합성수지등 해외수요증가와 일본 동남아등의 철강제품 수요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뒤를 멕시코 브라질등 중남미지역 수요가 늘고 있는 기계류 운반용기계
(15.7%) 플라스틱 고무(14.3%)등이 잇고있다.

기계류 운반용기계는 68억9천만달러, 플라스틱 고무등은 33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 수출전망

국내경기전망은 불투명하지만 미국 일본 EU(유럽연합)등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지속적인 호조를 보일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IMF(국제통화기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WEFA등의 예상치에 의하면
선진국은 내년 2.6~2.9%, 아시아신흥공업국은 6.0~6.5%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소기업의 수출경기는 국내경기와 연관이 높지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최근 달러가치가 비싸져 수출전망은 좋은 편이다.

다만 최근 급격한 원화평가절하로 중소기업들이 바이어로부터 수출단가
인하압력을 받는등 부당한 사례가 발생하고있어 환율상승의 효과가 반감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