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프로덕션(대표 표재순)이 96년 10월에 내놓은 "김지호의 춤추는
동요나라".

취학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음악동요비디오인 이 제품은 1년 남짓한
기간에 16만세트 가량 팔려나갔다.

보통 어린이학습비디오가 2만장을 넘기기 어려운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경이로운 판매량이다.

특히 비디오시장이 극심한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는 시점에서 세운
기록이라 업계에서는 "사건"으로 꼽힌다.

"김지호의..."는 TV프로그램을 발췌,편집한 TV유치원식 비디오와는
달리 기획단계부터 순수하게 셀스루비디오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강문성 기획사업본부차장은 "기획단계에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주구매층인 젊은 주부층의 유사제품에 대한 불만과 욕구를 정확히
파악, 제작에 연결시킨 것"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제품은 한글동요와 영어동요 두 종류.

각각 50분짜리 비디오테이프 2편과 동요가사집으로 이뤄졌다.

각 3만원.

기존의 단순한 가라오케식 동요비디오에서 탈피, 톱탤런트 김지호를
중심으로 작품 전체를 드라마식으로 구성했다.

동요와 율동을 컴퓨터그래픽과 특수효과기법으로 처리, 역동적이고
화려한 화면으로 꾸몄다.

기초편에서는 음악의 구성요소인 박자, 높낮이, 짧고 긴소리, 리듬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쉬운 노래를, 응용편에서는 요즘 아이들의
정서와 감각에 맞는 빠르고 신나는 노래를 골라 다양한 그래픽화면과
함께 실었다.

"김지호의..."는 관련업계에 커다란 반향을 몰고 왔다.

특히 이 제품의 대히트에 자극받은 업체는 경쟁사인 KBS영상사업단과
MBC프로덕션.

KBS는 "최할리의 댄스 위드 미" "파파파 유치원", MBC는 "경석이와 뽀미의
열린 유치원"등 유사제품을 자체제작해서 내놓았다.

"김지호의..."는 구성이나 내용뿐 아니라 판형 종이포장 가격에 있어서도
이후 제품들의 모델이 됐다.

강차장은 "앞으로도 구입자인 부모의 관심인 교육적 요소와 사용자인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오락적 요소를 조화시킨 수준높은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SBS프로덕션은 12월초에 시판하는 "김국진 우희진의 신나는 영어나라"가
영어학습물분야에서의 "김지호의..."가 되도록 마케팅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