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50km의 속도로 달리는 전동차가 정면 충돌했을 때 승객에게 미치는
충격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결론은 길이방향의 좌석 앞부분에 앉은 첫승객에게는 순간최고 9t, 바로
옆 승객에게는 1.8t의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이다.

왕년의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가 상대의 턱에 KO펀치를 날렸을 때
순간최고 1t정도의 힘이 가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객의 대부분은 중상일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면 전동차는 어느 곳이 얼마만큼 파손될까.

먼저 조종실 파손과 함께 출입문 윗부분이 전체적으로 함몰된뒤 출입문도
바닥쪽이 들고 일어나며 찌그러져 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다.

이는 고등기술연구원과 대우중공업 철차연구소가 공동개발, 19일 발표한
"전동차 충돌해석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돌려 얻은 데이터다.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로 구동되는 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시속
15km와 50km로 달리는 전동차가 정면 충돌했을 때 승객의 거동과 차량의
피해정도를 시간흐름에 따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개발로 앞으로는 불필요한 자재의 사용을
억제하고 사고후 재생가능한 부분을 극대화하며 인명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적인 전동차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컴퓨터모니터 상에서 전동차가 실제 충돌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을
재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중공업이 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해석결과를 개발중인
알루미늄 전동차 설계작업에 반영한 결과 기존 전동차에 비해 30%가량
차체를 가볍게하면서도 충돌로 인한 변형부위는 50%이상 줄이는 등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동차의 개발비를 줄이고 기간 역시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동차는 보통 대당 7억원을 웃돌아 실제 충돌시험을 하기에는 비용부담이
너무 커 자동차와 같은 실제충돌시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