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영어교육이 시행된 후 초등학교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방학때 마다
해외영어연수교육의 참여문제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영어교육은 대부분 가정에서 이미 외부교육을 통해 가르치고 있지만
작년부터 캐나다 미국 등지로 3주코스에 3백만원 정도 소요되는 영어연수
교육을 보내라는 권유를 주위에서 자주 받았었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은 벌써 다녀왔고 매번 참가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더욱이 방학 2주전부터 학교공부를 전폐하고 여름방학은 2개월코스
겨울방학은 3개월코스로 1년의 거의 절반가량은 해외영어연수를 받는 것이
유행이라니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영어공부를 초등학교시절부터 캐나다 미국 등 영어권지역에서 제대로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탓할 수 는 없지만 학교교육을 포기하고 학부모까지
따라가서 해외영어연수를 받고 있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세계화시대에 영어의 필요성과 능력 향상을 위한 부모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무분별하고 과시적인 해외영어연수는 자라는 아이들에게 과소비와
허영심 및 외국브랜드의 선호를 조장하는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되므로
자제되어야 마땅하다.

이철훈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