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생산업체인 국제상사 브랜드사업본부 연구개발팀 한태성(52)계장.

지난 67년 입사이후 신발 생산가공업무를 거쳐 개발분야에서 30년을
넘게 근무하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을 갖춘 베테랑이다.

이때문에 그에 대한 호칭은 아이디어뱅크맨 도사 박사 등 다양하다.

최근엔 신발분야에서 처음으로 최고의 기술자로 인정받는 명장 이란
영예가 추가됐다.

한계장은 신발기술의 산증인이다.

재래식 수동기계를 취급하고 제작도면 하나없던 시절에 입사,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기계가 없을 정도다.

지금도 3천5백여개에 달하는 장비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

한계장의 기술력은 지난 82년 국내 최초로 신발밑창의 색깔을 두가지로
다양화하고 고무쿠션을 신발바닥에 부착시켜 수출증대에 획기적인 역할을
한데서 잘 나타난다.

그 당시만해도 신발밑창은 한가지 색깔로만 이뤄져 지루한 느낌을
주는데다 안락감이 크게 떨어졌다.

그는 1년이상 연구소에서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작업한 끝에
투컬러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83년 애틀랜타 신발쇼에서 자체개발한 배구화를 선보여
3백만달러 이상의 오더를 창출해내는 개가를 올렸다.

특히 원단과 고무 스펀지 등 신발부품 폐자재를 재활용, 신발 뒤축
받침대를 개발해 연간 23억5천만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선원과 낚시꾼들이 고기잡을 때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톱날바닥제품을
처음으로 개발, 안전을 도모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들어 드라이브할때 미끄럼을 방지하고 안락감을 줄 수 있는
양말과 신발을 합친 신제품 개발을 완성,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입사할 당시만해도 원단만 던져주면 밤을 새워 신발을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신발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계장은 처음 기술을
배우던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털어놓는다.

신발제조기술은 우리 기능인들이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고 신제품과 특수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면 장래가 밝은
분야라고 한계장은 강조한다.

< 김해=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