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국내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의 모임인 한국플랜트엔지니어링협의회는
지난 4일 포스코센터에서 "한국플랜트엔지니어링 산업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관계전문가 2백여명이 참석,세계질서 및 산업구조의
재편에 대응한 플랜트엔지니어링산업의 역할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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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중 <고려대 명예교수>


엔지니어링은 과학적인 원리를 응용, 창의적인 설계와 구매조달, 시공,
사후관리에 이르는 4차원적 업무를 계약에 따라 수행하여 인류에게 유용한
시설물을 완성하는 사업이다.

미국은 60여년전 콜로라도 강에 후버댐을 건설하고 그 물을 수백km나
끌어내 사막 한가운데에 로스앤젤레스를 세우는 과정을 통해 30년대의
대공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이는 산업 각분야를 망라해 인간에게 필요한 시설물을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링의 대역사였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과학과 기술분야의 연구성과를 산업과 연계시켜 가는 것은
과학기술발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연계기능의 하나가 엔지니어링이며 이 기능이 취약할 경우
산업 전체 발전사이클의 효율이 낮아지고 한민족이나 국가의 발전이 한계에
부딪친다는 사실을 중시해야한다.

엔지니어링산업은 19세기말 미국의 벡텔과 켈로그사의 설립에서 시작됐다.

토목건설사업과 화학기계산업이란 두가지 산업이 하나인 산업으로
태동되면서 생겨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5년부터 엔지니어링업체가 태동되었으며 60년대
자립경제를 추진하면서 중화학공업의 육성과 엔지니어링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가 기술용역육성법을 제정함에 따라 업체설립이 본격화됐다.

엔지니어링산업은 그러나 일반소비재와는 거리가 멀고 길지않은 연륜으로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근래들어 엔지니어링의 중요성과 빠른 성장이 부각되면서 어엿한
하나의 산업분야로 자리매김되고 있으며 차별화된 산업으로 그 개념이
일반화되어가는 추세이다.

엔지니어링진흥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업계의 수주규모는
2조6천억원이었다.

GNP에서의 점유율이 80년초에 비해 10배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는 다른
어떤 산업분야의 추종을 허락치 않았다.

대형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는 턴키사업체제를 강화하면서 지난해 이미
개별 기업별로 매출 1조원의 초대형 경영시대를 맞게됐다.

그러나 국내엔지니어링업체는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술수준은 상당히
뒤져있다.

총체적 기술수준은 선진기업의 30~70%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정부는 엔지니어링분야의 연구개발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개방화추세에 따른 국내외에서의 치열한 경쟁체제와 동남아시장의
경제불안으로 엔지니어링사업의 환경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고 미래의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로서 엔지니어링업체들이
역할을 다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핵심엔지니어링공통기반기술을
범부처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고급인력양성에 매진해야할 것이다.

또 세제 및 금융 등 각종 지원제도를 선진화하고 턴키방식의 엔지니어링
해외수출 의욕을 북돋우며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을 보다 합리적으로
보완해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함께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사회인식을 제고해 엔지니어들의
자긍심을 높일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