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제 보편화된 인식이다.

실제로 군살을 빼기 위한 계열사 통폐합, 부동산매각, 인원정리 등 갖가지
유형의 구조조정작업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연구원이 6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데 따르면 68.2%가 고용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또 전경련이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데 따르면 85.2%가 한계사업정리를
추진중이다.

그러나 무성한 논의나 계획에도 불구하고 행동으로 옮겨져 매듭지어지는
구조조정은 그렇게 많지 않은것 같다.

대한상의가 구조조정 특별법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런 단면을 읽을수 있게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거듭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 고용구조조정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정리해고는 99년3월 이후에나 가능하게 돼있고, 근로자파견제는 제도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상태다.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부동산매각이나 한계사업정리도 벽에 부딪쳐 있기는
마찬가지다.

금융기관 부채상환을 위한 부동산처분에 대해서는 특별부가세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려는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게류중이지만, 법이
개정되더라도 세금부담 때문에 기업부동산처분은 활발하지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특별부가세가 면제되더라도 양도차익이 전액 법인소득과 합산돼 법인세가
과세되는데다 주민세까지 겹쳐 실제로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누적결손법인이 아닌 일반업체의 경우 부동산처분에 따른 특별이익으로
법인세율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지원효과는 극히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부동산처분 자체가 용이하지 않은 시장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들어서도 구조조정작업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주장이다.

실제로 각은행이 성업공사에 매입의뢰한 부동산만 2조8천억원(담보부
부실채권액)어치나 되는데다 올들어 좌초한 대기업그룹에서 팔려고 내놓은
부동산이 엄청나고 보면 기업 부동산처분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바로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구조조정노력을 촉발할 보다 강력한
유인책과, 그것이 가능토록 할 정부의 다각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있다.

한계사업분리 등의 필요성이 있지만 절차상의 번거로움과 세금때문에
이를 시행하지 못하는 기업이 조사대상의 67.8%나 된다는 대한상의 조사를
보더라도 그렇다.

과잉인력의 정비를 포함한 구조조정이 경쟁력회복의 요체라고 볼때 이를
뒷받침할 특별법제정은 시급하다.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인원정리나 근로자파견제도 좀더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력문제가 구조조정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고, 대기업의 인력과잉과
함께 중소기업의 훈련된 인력 확보난이 공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부동산처분 등에 대한 세제지원도 보다 강화하고, 아울러 성업공사출자를
더욱 늘려 기업부동산처분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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