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는 고부가가치의 차세대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21세기형 첨단문화산업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각국은 테마파크개발에 다투어 나서고 있으며 이를 촉진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한국관광연구원은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한국형
테마파크 개발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5일 하오 한국관광공사 상영관에서
가졌다.

주제발표문을 간추려 싣는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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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직한 테마파크 개발 방향 ]

이강노 < 롯데월드 기획이사 >

여가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근래 리조트 개발이 한창이다.

건전한 여가 활용을 위한 방안으로 산과 바다를 찾는다든지, 스키 골프
낚시 경마 온천 동식물원 농어촌 휴양시설 등을 이용한다든지, 또는 고궁
박물관을 방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가 활용방법은 주로 그 장소가 원거리에 소재하므로
주말이나 연휴 등 제한된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테마파크의 개발방향은 도심형 테마파크이면서 동시에 실내형
테마파크가 바람직하다.

춘하추동 4계절이 뚜렷하고 평균기온이 야외파크가 발달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여 훨씬 낮고 아침 저녁 기온차가 크며 강수량도 많고 특히
겨울철의 일몰시간이 빠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실외파크는 많은
단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계절을 불문하고 언제나 전천후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 아침 저녁
시간적으로도 아무런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형 테마파크야말로 훨씬
바람직한 공간이다.

그렇다고 실내형 파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많은 사람을 소화할 수 없다든지, 전원적인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적인 정취를 제공하지 못한다든지, 시설구성을 위하여 투자비가 많이
든다든지, 항상 쾌적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하여 관리비가 많이 드는 점
등은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는 앞으로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

바람직한 도심형 실내 테마파크로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를 들 수 있다.

롯데월드는 3만평 규모의 도심형 실내 테마파크로서 그 안에 각종 탈거리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누구든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심속의 놀이공간 문화공간으로서 연중 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당초 롯데월드가 들어서기 전에는 잠실지역이 황량하여 이렇다 할 상업
문화시설이 없었다.

그러다가 롯데월드가 들어섬으로써 그 지역이 서울의 핵심 부도심권으로
탈바꿈했다.

주변에 산재한 관광시설 등 예를 들어 종합운동장 올림픽공원 백제고분
암사 유적지 등이 롯데월드를 중심으로 관광단지를 형성하면서 일약 국제적
관광명소가 되었고 이로 인하여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약 30%에 해당
하는 1백만명 이상이 롯데월드를 방문하고 따라서 송파구는 자연적으로 그
위상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같은 지역친화적 테마파크는 지역의 건전한 여가문화를 선도함은 물론
지역발전을 위하여도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테마파크의 역할 및 기능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수익성이 보장
돼야 한다.

그런데 테마파크의 수익성은 어떠한가.

롯데월드는 지난해 6백만명의 입장객을 받아들였다.

1인당 소비단가는 약 1만5천원, 연간매출액은 9백억원 정도이다.

영업이익은 약 10%정도인데 롯데월드(테마파크부분)를 조성하기 위하여
약 3천억원을 투자하였으니 지급이자만 계산하여도 연간 3백억원으로 영업
효율, 즉 수익성이 있다고 할 수 없겠다.

바로 이러한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이 테마파크의 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원인이다.

즉 기업으로 하여금 새로운 테마파크의 건설을 기피하도록 하고 운영중인
파크에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비용투자를 아끼게 함으로
써 파크의 질을 저하시키고 우리가 희망하는 바람직한 지역사회의 문화공간
으로서의 역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양질의 테마파크를 유지하려면 수익성을 제고시켜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입장객을 증대시키고, 객단가를 올리고, 비용을 감소시키고,
투자비를 감소시켜야 한다.

그런데 과연 어떠한 방안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심층적인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테마파크의 공익성, 문화적 가치성을 감안할 때, 기업 정부 지방자치
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할 과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비싼 토지가와 높은 물가고, 건설비 등을
고려할 때 기업은 당연히 적자가 예상되는 테마파크에 투자하기보다는
타산업에 진출하던가 은행에 자금을 예치하는 편이 훨씬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테마파크에 대한 투자는 무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세계적 수준으로 건설되었던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3년만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현실, 다른 곳도 적자를 면하기
위하여 비용을 억제하고 인원을 줄이고 새로운 투자를 안하는 등 파크가
슬럼화 부실화되어 가고 있다.

테마파크의 순기능을 고려할 때 이 산업은 당연히 육성 발전되어야 한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기업의 수익성이 제고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서 몇가지를 열거하면 첫째 투자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논 밭 임야 등 싼 토지를 활용하여 시설을 건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시설용 기자재에 대한 관세 특별소비세 등의 세제감면 제도를 실시, 투자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둘째 자금조달을 원활히 해주어야 한다.

관광진흥자금을 대폭 확충하여 장기 저리로 공급하고, 해외의 싼 이자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차관을 허용해야 한다.

셋째 각종 조세 및 공과금의 율을 낮춰야 한다.

공장용지보다 비싼 종합토지세율을 낮추고, 전력요금도 산업용으로 적용
하여 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교통유발 부담금, 환경개선부담금, 장애인 고용
부담금 등 각종 준 조세적 부담금을 감면하여 기업의 운영비용을 감소시켜야
한다.

넷째 허가절차의 간소화 및 비업무용 규제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일정규모 이상 건물의 건축허가를 받기 위하여는 도시설계의심의 교통심의
건축심의 도소매 진흥심의 건축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심의도 사안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심의 광역단체심의 중앙정부심의 등 단계별로 나누어져
있어 허가를 받기 위하여 최소한 2~3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 취득후 1년 또는 2년이내 착공하지 않는 경우
비업무용으로 보고 불이익을 주도록 되어 있는데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는
조속히 시정되어야 한다.

여러가지를 종합심의할 수 있는 종합심의기구의 설치 등 기간단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며, 또한 주업으로서만 영업을 하도록 되어있는 세법의 조항도
개선되어야 한다.

다섯째 능동적인 영업정책수립이 가능하도록 용도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파크내에서 용도를 일부 변경할 경우 그것이 파크의 기본목적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규제를 해서는 안된다.

치열한 경쟁하에서 능동적이고 신속한 계획수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의 자율에 맞겨야 한다.

이상 몇가지 정부의 지원 방향을 지적했지만 이 이외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으로 유러 디즈니랜드의 예를 들겠다.

미국의 디즈니랜드가 유럽에 진출하고자 각국을 조사하고 있을 때 프랑스
에서는 세제 토지 인프라 인력 등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해 관광시설을
자국에 유치했다.

당시 제안한 조건은 1)토지를 16년전 농지 가격으로 환산하여 저가로 알선
2)건설비에 대한 약 50% 세금 감면 3)정부자금을 5년거치 5~20년 분할 상환
4)감가상각기간을 20년에서 10년으로 단축 5)총사업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반금리보다 1.4% 낮은 우대금리로 알선 6)파리 고속 지하철을 연장
7)새로운 간선 TGV역 신설 8)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 설치 등 정부예산만으로
도 약 27억프랑(4천3백억원)의 원조를 해 주었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와 같이 과감한 투자유치 정책을 실행할 때 진정한
테마파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