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규모에 비해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기계산업을 어떻게
육성시킬 것인가.

정부는 오는 2000년까지 만년 적자상태인 기계산업을 적극 육성해
우리나라의 주력수출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뒤늦게나마 기계산업의 지원에 나선 것은 국내 경제구조의
고도화를 위해선 관련산업의 발달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계산업은 투자자본의 회임기간이 길고 오랜기간의 기술축적을
요구해 국가 차원의 지원없이는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기계산업 육성정책의 일선지휘자격인 김균섭 통상산업부 기초공업국장은
"자본재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선정, 육성하는 것은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구조를 개선하고 국내 산업형태를 조속한 시일내에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국장은 또 "오는 2005년께에는 대일무역수지가 균형수준에 근접토록
하겠다"며 "기계류의 수출규모도 2005년까지는 지금보다 2배이상의 수준으로
늘어나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기계산업 육성대책중 근간을 이루는 것은 95년 5월 신경제
추진회의에서 결정된 자본재산업 육성대책이다.

이 대책은 크게 <>수요기반의 확대 <>생산지원 확대 <>품질보증업무의
강화 <>기술.인력 및 정보에 대한 지원 <>외국인투자 적극 유치 등 5가지
방향으로 압축된다.

세계시장에 자신을 갖고 내놓을 수 있는 기계제품을 만들자는 의지는
올해 반도체부품 공작기계 검사.측정장비 등 수입자본재 2백개 품목을
집중육성하겠다고 발표한데서 찾아볼 수 있다.

전업계를 무조건적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전략품을 선정, 집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세계 최고수준을 확보하고 이를 여타품목으로 확대시키겠다는
방안인 셈이다.

이와 함께 기계류의 주수요자가 주로 대기업이며, 생산공급자는
중소기업이 많은 점을 감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을 통한 기술발전을
유도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통상산업부는 우선 자동차 전자 등과 같이 수요대기업이 있는 경우는
수요기업이 주도적으로 기계 및 부품개발을 추진토록 유도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계나 부품개발을 지원할 경우 정부가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일반기계처럼 특정 수요대기업이 없는 경우는 통상산업부가 수요 및
생산업체의 참여하에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산부는 시제품의 개발에서 판로확보까지 일관성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자금지원과 함께 기술 인력 정보 등의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자동차 전자 기계 등 각 부문에 대한 고른 지원으로 시너지효과가 생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도 주요방향이다.

또 일본 독일 등 선진국 업체의 투자를 적극 유치해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계산업의 주역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임을
감안해 관련 육성시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요기반의 확대를 위해선 올해부터 국산기계 구입용 상업차관 도입과
외화증권 발행을 허용, 연불수출자금 확대, 해외개척기금 우선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나가고 있다.

국내외 판로확대를 위해 전시회 개최 및 해외전시회 참가도 놓칠 수 없는
지원포인트다.

김국장은 "기계공업이 발달하지 않는한 무역수지 적자란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며 "자본재산업에 관한한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