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30분.

조기축구회원들의 전화벨이 울린다.

"모닝콜".

부리나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과천 문원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뛰어나간다.

서로 얼굴을 분간하기도 힘든 이른 시각이지만 요령껏 각자 알아보고
서로의 밤새 안부를 묻는다.

바로 "피플스(peoples)조기축구회" 모임의 하루일과 시작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혼자서 열심히 볼을 다루던 표인종(건교부 근무)전
회장을 만난지 약 2년.

우리는 서로 의기투합, 집집마다 조기축구회원을 모집한다는 조그만
쪽지를 돌리기 시작했다.

"초보자 특히 환영"이라는 특이한 단서를 달고 말이다.

하지만 이젠 어언 45명이나 되는 적지 않은 식구로 늘어났다.

보통 신입회원이 되려면 까다로운 가입 동의절차가 있게 마련이나 우리
모임은 비록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올바른 인성과 매일
참여하는 부지런함을 최고의 조건으로 여긴다.

아직 운동장에 조명시설이 돼있지 않아 작년에는 고민끝에 자동차
전조등으로 운동장을 밝혔다.

비록 완전한 조명시설은 되지 못했지만 그 열기만은 정말 대단했다.

순찰중인 경찰차의 의심어린 주시를 받은적도 있다.

하루라도 회원들 간의 교류가 없으면 궁금해하고 허전함을 느끼는 것은
비록 나만은 아닐 것이다.

오금실 과천시 의원님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뜻 운동장을 내주신
과천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하 여러 선생님들, 이젠 과천시의 유일한 "매일"
조기축구회가 되었고 지난날 질시와 야유를 보내던 타 축구회의 일부 회원
들도 매일 아침 함께 운동하는 축구광으로 변했다.

그동안 팀발전을 위해 열성적으로 힘써준 김성환(과천농협 상무) 회장
오연수(미래환경 대표)씨 김종관(아디다스 물류팀장)씨 이승효(테크상사
이사)군 및 68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자문을 아끼지 않는 왕년의 명선수
한동열 고문님 모두에게 감사와 앞으로 더 많은 노고를 부탁드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