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근 < 직업능력개발원 원장 >

한국경제의 제2도약을 위해 풀어야할 과제는 참으로 많을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 과제 해결이 그것이며 그 가운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제는 우리 근로자의 부가가치 창출능력의 제고이다.

지난해말 노동법파동의 쓰라린 경험도 결국은 급변하는 세계시장의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정이 기본인식에는 궤도를 서로 같이
하고 있지만 방법및 시기에서는 노.사가 시각차를 드러낸 것이다.

여기서 기본인식이란 노동시장의 유연성제고를 말하는데 이의 핵심
내용은 급속한 기술변화에 맞춘 근로자의 직업능력향상을 의미하며
직업능력향상을 통한 생산성향상으로 근로자의 임금인상이 유보되고
기업의 이윤극대화가 가능하다.

이럴때 우리 경제의 성장은 일정수준으로 지속될 수 있으며 대외경쟁력이
제고되어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에 대한 산업인력정책의 기본인식이 부족했고 구체적인
정책이 없었으며 이를 위한 정책지원기관이 없었다.

기껏해야 경기와 관련하여 경기과열일 때 인력의 과부족을 해소하는
수준의 초단기적인 고용대책이나 지금과 같이 구직난이 심화될 때 일부의
구직알선및 구직홍보 수준에 머무르는 정책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일부 기업에서 꼭필요한 산업인력의 구직난이 계속되고
있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교육.훈련시장으로부터 능력있는 근로자의
지속적인 공급과 노동시장이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는데 맞추어 그 갭을 점차 줄이는 정책은 정부가 풀어야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이러한 과제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책개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따라 문민정부는 2차 교육개혁의 핵심내용인 직업교육3법을 국회에
제안하여 평생교육과 직업교육훈련 법체계를 정비, 제정하여서 교육부와
노동부가 공동으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을 설립하여 지난 18일 개원하게
되었다.

직능원은 산업인력정책관련 주요 당면과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장단기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통해 합리적인
산업인력정책을 개발 지원하는 신설 정부투자기관이다.

이 기관은 인력양성과 평생교육에 대한 국민인식을 변화시켜 노동시장과
세계시장여건의 변화에 대한 직업능력함양으로 국가및 국제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는 것을 설립목적으로 내세웠다.

우리는 지금의 경제여건을 감안할때 직능원의 설립은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우선 그 설립목적에 따라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현재의 대표적인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DI의 설립 초기와 같은 성장과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타 정부연구기관에 못지않게 직능원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지향하는 제2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한 가장 큰
과제는 정규교육과정의 신규근로자는 물론 노동시장에 있는 기존근로자의
부가가치 창출능력의 제고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세계화와 정보화의 진전에 따른 새로운 직업.기술능력이
체화된 지식근로자가 노동시장에 부족없이 공급되어야 함은 물론
교육훈련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교과과정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시설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용가능한 자원이 제한적임을 감안할때 이의 효율적이며 형평성
있는 투자와 정책을 개발하여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일이 직능원이 해야할 일의 주된 몫이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직능원은 정부출연연구기관중 그 기능상
연계해야할 필요성에 따라 2개부처 공동으로 설립된 최초의 기관이다.

이미 정부조직중 여러 부처가 통합되어 한 부처가 된 경우가 있지만
양부처가 공동으로 하나의 기관을 통할케하는 직능원의 경우 조직과 인사
등에서 부처이기주의가 작용하여 역기능이 커질 개연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한 조직운영의 극복을 통해 우리가 우려하는 기우를 깨끗이
씻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앞으로 있을 정부기관의 기능 및 조직축소에
좋은 시금석이 될 것을 기대해 보고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