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의 E마트가 주도하는 가격파괴는 하루아침에 가능해진게
아니다"

권재석 신세계I&C 업무총괄상무는 "할인점이 물건을 싸게 사서 싸게 파는
데는 지난 84년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POS(판매시점관리)를 도입한 이후
93년 국내 최초의 할인점 E마트 창동점이 등장할 때까지 10년동안의 끊임없는
전산및 정보화투자가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정보시스템으로 무장한 E마트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세계적 유통업체인
까르푸를 매출액에서 10%차이로 따돌리고 있을 정도다.

지난 5월 신세계백화점 정보통신사업부에서 별도 정보통신전문회사로 독립된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의 전산실 수준을 탈피해 그동안 쌓아온 유통노하우와
선진시스템을 경쟁업계와 나누어 갖기로 했다.

또 그동안 선두 유통업체로서 쌓아온 정보시스템이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이런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했다.

권상무는 "미래유통의 흐름은 정보기술과 세계화의 흐름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동업계는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라고 강조한다.

컴피티션(경쟁)보다는 코피티션(경쟁속의 협력)에서 신세계가 살 길을 찾고
전체업계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벌써 2개 유통업체에 유통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기존 유통업계가 탐내고 있지만 판매를 거부했던 신세계의 고객마케팅
시스템도 내년 1월부터는 판매에 들어간다.

신세계I&C는 그래서 하드웨어보다는 유통업체의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소프트웨어쪽의 사업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국내 그래픽소프트웨어 분야에서 50%이상을 차지하던 C&G테크아트사의
영업권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M&A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무점포 홈쇼핑이나 사이버쇼핑몰에서 신세계가 강세를 보이는 것 역시
이처럼 소프트웨어를 강조하는데 따른 것이다.

신세계I&C는 설립 첫해인 올해 자산규모 1백50억원에 3백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고 2000년에는 매출액 2천억원으로 정보통신업계 20대 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신세계I&C가 신세계그룹의 핵심전략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