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는 30일 서울 연세빌딩 중회의실에서 보스턴컨설팅과
공동으로 제9회 한경크리에이티브 포럼을 열었다.

"글로벌시장에서의 성공전략"을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피드 경영기법이 집중 소개됐다.

스피드기법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량 구축을 위한 경영의 기본요소로
떠오고 있다.

이에따라 이날 세미나에서는 새로운 경쟁환경에서 대처해야 할 시간에
대한 경영전략을 한국기업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이 조명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보스턴컨설팅의 이병남 수석팀장의 강연내용을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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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드 경영-시간축 경쟁우위 <>

과거에는 경영 관리상의 가장 큰 기준은 비용이었다.

그 이후에 등장된 개념은 가치창출을 전제로한 적극적 포트폴리오 구성과
이의 측정 체계 구축을 통한 경영성과의 개선이었다.

하지만 최고의 가치, 최소의 비용과 절충되어서는 안되는 또 다른 경영
요소는 최소의 시간 개념이다.

최근의 성공적인 신규 사업자들은 소요시간을 경영상의 주요 변수로 인식,
고객에 보다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신속한 대응력 및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시간을 전략적 무기 개념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회사의 현수준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현수준을 이해하는데는 몇가지 간단한 자가 진단방법이 있다.

먼저 사업활동을 하는데 시간개념의 중요한 부문을 파악하고 이를 고객
시간에서 회사의 경쟁자와 비교, 현 수준의 향상이 어느 정도의 비용 감축,
생산성 향상을 가져와 결국 고객 만족의 증대와 회사의 시장내 입지를 강화
시킬지를 분석하는 방법이다.

시간개념상 중요한 경쟁 분야는 고객 주문후 인도과정, 신제품 개발 기간,
의사 결정 기간, 신규 시장진입 소요시간, 고객 불만처리 시간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산업별로 차이는 있다.

신제품 개발기간의 경우 제약회사는 8-10년, 통신 교환기 분야는 3-6년,
의류분야는 6개월, 정보제공 분야는 1일 또는 시간단위로 경쟁력이 비교
되어야 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경쟁력을 위해 이종산업의 최우수 개념
활용사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벤치마칭 노력이다.

시간개념을 사업활동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나 이후의 과정을 체계화시키는 것은 보다
오랜기간 및 많은 자원이 소요되는 훨씬 어려운 일이다.

물론 국내기업에서도 수년전부터 시간개념에 대한 언급이 있어온 것은
사실이나 이는 출퇴근 시간조정, 회의시간 제한 등의 일반 관리 기준상의
적용이거나 비체계적으로 실행된 리엔지니어링 개념에 부분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시간개념은 보다 체계적으로 실행되어야 할 리엔지니어링 개념의 한
축일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업적 평가 시스템의 중요 요소이며 기업의 가치
창출 및 추구 과정에 전략적 요인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시간개념을 적용할때 간과해서 안되는 것은 회사의 산업특성에 맞는 혁신
속도의 조절이다.

시간개념을 도입한 경영의 선순환 구조는 핵심 부문의 사이클 타임을 단축,
기업의 순 현재 가치(NPV)를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
하고 전사적 학습효과를 높여 결과적으로 생산성이 증가하면 이는 다시
사이클 타임 단축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국내기업이 스피드 경영기법을 도입할때 염두해 둬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현상황의 문제를 정확히 보아야 한다.

많은 회사의 경우 현재 성과수준의 불만족 및 문제를 단편적으로만 해결안
을 도출하려고 시도, 악순환의 계기를 만들고 있는게 현실이다.

사실 성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비체계적인 사업기획 과정, 선행
기술개발 정도의 미약, 사무직 및 생산직의 생산성 저해요인, 공급업체의
관리시각, 그리고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소극적 관리자세와
연결돼 있는 것이다.

둘째 스피드 경쟁 우위의 달성은 대대적인 자체 역량 개발을 통해서 가능
하다는 점이다.

현재의 조직 체계 및 문화의 변화없이 단순한 기술패키지의 도입만으로
성과를 개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의 핵심 업무 프로세스는 그 고유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세째 개선목표는 결과가 아닌 그 과정에 두어야 하고 목표치는 점진적인
것이 아닌 근본적인 개혁을 전제로 설정되어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분석 결과 많은 경우 중요 사이클 타임 개선에 있어
절반 이상의 시간 단축이 가능하나 새로운 사고의 틀을 정립하기 전에는
목표달성이 불가능하게 보일 수 있다.

넷째 체계적인 평가 시스템의 도입이다.

정확한 업적 평가 체제 없이는 개선과정에 투입되는 자원대비 효율성을
전달할 수도 적절하게 변화과정을 수정 또는 보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은 새로운 사고나 경영 기법의 내용을 배우려는데는 매우 적극적
이다.

이는 매년 새로운 경영개념에 대한 서적판매,많은 수의 세미나 개최,
대다수 기업체의 사내 교육 내용 등에서도 알 수 있다.

고객만족 경영, 품질경영, 벤치마킹, 리엔지니어링, 학습조직 등 매년 그
해의 유행 경영이론이 나오지만 결국 그 적용 가능성에 대한 많은 논란이
이후에 제기된다.

하지만 간과되고 있는 중요한 점은 새로운 경영개념을 통한 내부 역량
구축은 단순히 그 개념을 이해하는 것으로는 되지 않는다.

하나의 경영기법이 도입되려면 철저한 연구과정을 통한 경영개념의 정확한
원칙파악과 회사의 현수준을 이해한 적용안 도출과 실행 계획 수립과정이
있어야 한다.

또 그 이후에 상당 수준의 시간적, 물적 자원의 투자가 동반되지 않고서는
혁신적인 성과 달성은 기대할 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