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약 1주일간 예정으로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
(15전대)는 몇가지 점에서 5년마다 열려온 과거의 통상적인 회의와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대회는 최고실력자였던 덩샤오핑 사망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앞으로 중국을 이끌어갈 지도집단의 권력구조가 그 모습을 드러
낸다는 점에서 세계인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어 장쩌민을 정점으로 하는 제3세대 지도집단의
권력구조가 어떻게 짜여질 것인지는 우리에게도 큰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벌써부터 당주석제 부활, 또는 중앙상무위원회 확대 등이 거론되는가
하면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리펑 총리의 후임등 여러가지 예상인사가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최종일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기까지는
두고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장쩌민 국가주석겸 당총서기의 정치적 지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그러한 권력구조의 기반강화를 토대로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의
개혁 개방에 보다 획기적인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국유기업의 주식제도입 등 획기적인 국유기업 개혁안이
제시될 것으로 알려져 우리의 관심을 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의 핵심은 국유기업 가운데 국가 기간산업이나
안보관련 기업 8백~1천개를 제외하고 전체의 90%이상을 사유화한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민영화계획은 사회주의체제에서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비능률을 보이는 국유기업을 대수술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중국의 국유기업 비중은 전체 공업생산량의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중 절반 가까이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다.

물론 이러한 조치는 사회주의의 기본원리인 공유의 원칙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어느 정도의 반발이 불가피하고 사회적 가치관의 혼돈이나 계층간
갈등 등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도 없지 않지만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피할수 없는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이번 15전대를 계기로 21세기의 중국의 진로가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그것은 정치목표보다 경제목표가 중시되리라는 점은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또한 분명한 것은 멀지않은 장래에 중국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제기구나 연구기관들이 2000년대 초반에 경제규모가 미국을 따라잡아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라 설것을 예고하고 있는 것도 이런 판단에서라고
보여진다.

한국과 중국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같은 동양권의 가장 인접한
위치에 있고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개혁 개방이 확대될 경우 경제관계의 협력분야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변화에 일대 전환점이 될 15전대의 귀추를 어느나라보다
면밀히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