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네트워크 업계에 해외 수출의 낭보가 날아왔다.

국내 순수 개발품인 네트워크 장비 1천만달러어치가 대만에 수출된다는
쾌보였다.

이번 수출은 시스코등 미국 업체가 전세계 네트워크 관련 시장의 85%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가 해외시장을 공략,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네트워크장비 개발업체인 인터링크시스템(사장 이명근).

이 회사는 대만의 통신네트워크 전문업체인 N-Tech 사와 얌퐁사에 3년간에
걸쳐 1천만달러 상당의 네트워크 장비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수출 품목은 컴퓨터 접속장치인 "SURE시리즈"와 ATM(비동기전송방식)기반의
네트워크접속카드(NIC)등 2가지.

SURE시리즈는 윈도NT기반의 데스크톱PC를 IBM메인프레임과 연결할 때
사용하는 통신용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패키지 제품으로 메인프레임 사용이
많은 중국의 금융권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회사가 자체개발한 ATM기반의 NIC제품은 비슷한 네트워크환경을
가진 일본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정부가 추진중인 초고속정보통신망 시범사업에 납품되기로
계약이 체결돼 21세기 미래 통신망의 터를 닦게 된다.

이사장은 그러나 대만시장 진출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가 노리는 시장은 대만보다 10배이상 시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다.

인터링크는 현재 일본 모업체와의 수출계약 건을 거의 마무리,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중국업계와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어 연말까지는 만리장성도
무난하게 뚫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특히 정보통신의 메카인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 시장 진출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인터링크가 설립된 것은 지난 89년.

제일정밀연구소에 근무하던 3명의 엔지니어들이 의기투합,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했다.

당시 3명의 기술진들은 외부에서 영입한 3명의 또다른 엔지니어들과
숙식을 같이하며 네트워크장비 개발에 착수했다.

그들은 1년여의 연구 끝에 도스 환경에서 단말기와 메인프레임을 잇는
에뮬레이터 개발에 성공했다.

당시 이 기술은 순수 국내 제품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이 제품 판매와 함께 인터링크는 네트워크 분야에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인터링크는 에뮬레이터에 만족하지 않았다.

곧이어 IBM 메인프레임의 통신프로토콜인 SNA에 맞는 각종 통신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현재는 SNA기반의 각종 SW및 HW 개발이외에 ATM/ISDN기반의 각종 통신장비,
SI(시스템통합)사업, 멀티미디어사업등에도 진출하는등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백80억원.

올해 목표는 2백50억원이다.

직원수는 1백30여명으로 이중 30여명이 부설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내년이면 연구소 인력이 2배로 늘어 난다.

이 사장은 "벤처기업의 생명력은 첨단 기술 흐름을 얼마나 밀접하게
따라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기술을 더욱 보강, 네트워크장비의
국산화및 수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