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본에서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부재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재산은 개인소유를 원칙으로 하는 부부별산제지만 부인들은 남편이 모은
재산도 부부의 것이라는 공유의식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것은 나의 것, 나의 것은 나의 것"이라는 집착도 강하다.

남편명의의 재산에 대해 부부의 것이므로 자기도 쓸 권리가 있다는
응답이 55%, 남편의 것이지만 자신도 쓸 권리가 있다가 31%로 공유의식이
거의 90%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남편 것이므로 쓸 권리가 없다는 대답은 6%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아내명의 재산에 대해서는 부부의 것이므로 남편도 쓸수 있다가
43%, 자기 것이지만 남편도 쓸수 있다가 37%, 남편은 쓸수 없다가 16%로
"자기 것은 자기 것"이라는 의식이 높다.

이런 현상은 가정을 꾸려가는 부인쪽의 책임이 무겁고 밖에서 일해도
저임금으로 재산형성이 어려운 점을 들어 나도 이 정도의 대접은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조사결과 자기명의 재산이 있는 아내는 76%,남편은 93%이지만 총액의
비율은 남편 71%,부인 29%로 격차가 크다.

이같은 결과는 여성이 주로 담당하는 가사노동이 무보수라는데 기인한다.

세계적으로 볼때 가사를 포함한 여성들의 노동부담은 남성보다 13%가
많다.

농촌지역은 여성들이 남성보다 20%나 일을 더 한다.

그런데도 열매는 쭉정이다.

유엔 국민계정체계에 가사노동을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현재 진행중이다.

인간개발보고서는 93년 세계총생산은 23조달러지만 16조달러에 이르는
가사노동 등이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무보수노동의 가치는 일본은 GDP의 20%, 구미는 60%안팎이다.

가정내 세탁은 세탁업의 31배, 취사는 외식산업의 7배라는 생산액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런 무보수노동의 결과는 이혼이나 부부사별때의 재산분배와 관련이
있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혼소송에서 부인의 재산형성 기여도를
일단 3분의 1로 잡고 다른 요소들을 가감하는 것이 우리의 인색한
현실이라고 한다.

이것이 가사노동의 정당한 평가인지 더 생각해야 할 과제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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