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실금융기관 정상화 방안은 기업뿐만 아니라 금융기관들도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선언
이라고 평가할수 있겠다.

개별은행에 대한 특별 지원이 자칫 특혜설 또는 국민부담 전가라는 비난을
부를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구체적으로는 당장 제일은행의 부실과 관련,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담보로
받아둠으로써 무분별하게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현상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한마디로 "공짜로는 지원해줄수 없다"(재경원 윤증현 금융정책실장)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원칙 아래 제일은행이 내주중에 제출할 경영정상화 계획을
검토한 다음 한국은행등과 함께 구체적인 지원및 정상화방안을 논의할 예정
이다.

그러나 제일은행의 경영정상화 계획이 정부와 한은으로부터 "성의"와
"동정"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이지 않다면 연리 3%대의 특융지원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원은 부실대출 누증으로 적자상태에 빠진 은행들에 대해 한국은행의
저리융자를 통한 직접적인 지원은 가능한 한 삼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부실심사에 대한 책임은 은행 임직원이 지는 것이 당연하며 발권력에 의한
저리지원은 통화량 팽창으로 이어지는만큼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실행한다는
것이다.

다만 악성유언비어 유포등으로 예금인출사태가 빚어질 경우 한은의 환매
조건부채권(RP)및 통환안정증권 매입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되 이 경우
에도 "영업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하기로 했다.

이같은 부실금융기관 지원방안은 사실 재경원이 그동안에도 누차 강조해
왔던 내용들이다.

부도 유예 협약의 적용을 받는 대기업들이 채권금융단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해 경영권포기각서를 제출하고 계열사 매각, 임직원 해고 등의
자구노력을 하듯이 금융기관들에도 제조업체 이상의 자기희생이 요구되는
것은 국민정서에도 부합된다고 재경원은 설명하고 있다.

재경원은 이같은 원칙을 충실히 이행할 경우 금융산업의 거품이 제거되면서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불가피할 경우 부실은행의 합병을 추진, 은행의 대형화를 유도
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금융기관 정상화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당초
1조5천억원 규모로 상정했던 부실채권 정리기금의 규모와 기능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11월 중순이전까지는 정부와 한은이 1단계로 문제은행의 정상화를 유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한뒤 12월 이후에는 이 기금을 활용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건전성을 높여준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정리전담 기구를 통한 지원은 일단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금융권의 동향을 보아가며 종금사등에까지 확대실시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같은 방침이 은행권에 책임 경영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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