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미 국내에 매각돼 있는 한국통신 주식을 유통DR(주식예탁증서)
형태로 해외에 매각하려던 계획을 내년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에 3조3천억원 이상의 물량이 쏟아져 한통주 국내외
동시 상장이 증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한통 주식의 해외DR 발행일정이 빠듯해 당초
동시 발행을 추진했던 유통DR은 발행을 무기 연기키로 했으며 이에 따른
증시 물량부담 문제는 이달말 관련된 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마련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DR은 정부가 국내에 매각한 물량을 중개인이 사모은 다음
이를 해외주식예탁증서 형태로 발행하는 것인데,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려
우선 해외DR을 먼저 발행하고 유통DR은 시기를 봐서 나중에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계는 한통주식은 이미 국내에 매각된 물량만도 8천2백만주에 달해 주당
4만원으로 계산해도 3조3천억원 규모의 거대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만큼
증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증시의 수급상황은 고개예탁금이 3조원에 달하는 반면 신용융자잔액도
3조원을 넘고 있어 한통주를 매입할 신규여력이 취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한통주의 싯가총액이 10조원 이상에 달하는 등 현재 1백40조원(14일
종가기준)에 육박하는 증시싯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한통주의 가격등락이 증권시장 전체에 주는 파장이 비정상적으로 증폭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승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