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한복을 만드는 (주)삼매야의 황소영(29)사장.

그녀는 올해 2월에야 의류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신참내기다.

직원수는 15명.

회사명과 같은 "삼매야" 브랜드의 옷이 황사장이 내놓은 유일한 제품이다.

그러나 삼매야는 7개월밖에 안된 신인 업체답지 않게 국내 의류시장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입어서 건강에 좋은 옷. 그런 옷을 만든다는게 사업방침이에요. 색을
고르고 디자인하는 것, 바느질 한땀에도 소비자들의 건강을 생각하죠"

황사장의 트레이드 마크는 "색을 통한 건강우선주의"다.

"기존 개량한복 제품은 전통의복이라는 점을 내세워 대부분 우중충한 색깔
을 고집하고 있어요. 그래서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도 없고 건강에도
좋지 않아요"

파란색 옷은 성질이 급한 사람의 템포를 한 박자 늦출 수 있다.

노란색이나 빨간색은 기를 돋우는 효과가 있다.

하얀색이나 핑크,보라색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소비자들에게 맞는 옷색깔로 건강을 찾아주자는게 황사장의 옷만들기 철학
이다.

바지 허리춤에 바이오세라믹을 붙인 것도 건강 우선주의에서 나온 발상이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요통이나 신경통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바이오세라믹은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건강 우선주의는 삼매야라는 이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삼매야란 한 곳에 집중했을 때 무아의 경지에 이른다는 뜻의 한자어.

무아의 경지에서 진정한 건강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할때 삼매야가 주목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5월이 지나면서 여기저기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황사장과 14명의 직원들은 창업초기지만 눈코 뜰새없이 바쁘단다.

황사장은 현재 운영중인 애경백화점과 종로지점 공항지점등의 매장을
앞으로 대구와 천안 등 지방에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매야가 이처럼 빨리 자리를 잡게 된것은 황사장의 경험과 추진력 때문.

아직 서른도 안넘긴 동안의 아가씨지만 다양한 경험과 돈키호테식 추진력은
업계에서 이름이 나있다.

황사장이 사업을 시작한건 일신여상을 다니던 고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조그만 선물가게를 직접 운영하다 대학 1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지하철
매점경영, 카메라 세일즈, 이벤트업 등에 손을 댔다.

본인말로는 안해본게 없을 정도란다.

히트작품도 있다.

연하반야시계라 불리는 시계는 지난해 중순이후 종교계에서 날개 돋친듯
팔려 나갔다.

그러던중 개량한복을 보고나서 "이거다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질경이"나 "여럿이 함께"등 비슷한 제품을 내놓은 업체들을 연구하면서
사업성을 감잡았다.

이후에는 황사장 특유의 추진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한 직원은 "일단 목표를 정하면 가능한 수단과 정열을 모두 쏟아붓는게
사장님의 특징"이라고 들려준다.

"앞으로 해외 교포들에게도 이 제품을 소개하고 제품가격도 차별화해 고급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나갈 거예요"

자투리 돈을 모아 양로원이나 장애자보호원등에 기부한다는 그녀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아가씨였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