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기업의 IR활동을 비교해보면 외형뿐만아니라 성격면에서도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수있다.

미국은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IR가 활발한데 반해 일본기업은
개인투자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같은 IR활동에서의 양국의 차이는 두 나라의 기업풍토와 경영시스템의
차이이기도 하다.

경제발전과정이 틀리다보니 IR활동이 달라진 것이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시장경쟁을 통한 철저한 성과주의이다.

실적이 악화되고 주가가 떨어지면 미국의 경영자는 자리를 물러나야 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임기중에 어떤식으로든 주가상승으로 실적향상을
증명해야한다.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해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는게 급선무이다.

이에비해 일본의 기업은 종신고용제 연공서열제를 토대로 유지되고
있다.

폐쇄적인 성격이 강하다.

기업의 소유자가 주주임에도 이들의 발언권은 약하다.

주주대신 종업원과 경영자가 주인행세를 하기 때문에 주주는 "기업의
소유자"라기보다 단순한 "주식의 소유자"라는 의식이 강하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선봉장답게 증권시장이 잘 발달돼 있다.

세계유수의 금융기관들이 몰려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잘못을 조목조목
따지기 때문에 IR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경영잘못에 대해 주식매도로 대항하는 것이 당연시된다.

반면 일본은 2차대전 패전후 기간산업에 대한 정책적 자금배분, 인위적
저금리정책등의 시장개입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켰다.

경제발전과정에서 증권시장의 역할은 미미했다.

배당정책에서도 내부유보에 충실한 나머지 주주환원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다.

기업의 자발적인 IR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풍토가 일본에 조성됐다.

반대로 미국은 정보공개에 폐쇄적인 기업에 대해 끈질기게 정보제공을
요구하는 세련된 일반 및 기관투자가들이 많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