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소주의 광고경쟁은 시장쟁탈전 이상으로 치열하다.

포탄이 날아가지 않을 뿐이지 실제 전쟁을 방불케 한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판매로 연결하기 위해 주류업체들은 숨돌릴 틈도
없이 새로운 광고들을 내놓고 있다.

"광고없이는 판매도 없다"는 대명제하에 맥주3사와 소주업체들이 벌이는
광고전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그만큼 광고내용도 가지각색이어서 광고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술 광고전중 가장 치열한 격전장은 뭐니뭐니해도 맥주광고.

2~3년전부터 치열한 광고경쟁을 전개해온 맥주3사는 올해도 저마다 특색있는
광고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맥주3사가 올 상반기중 투입한 광고비는 대략 2백70억원.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전년동기에 비해 30억원가량 줄었다.

이중 하이트와 엑스필의 조선맥주가 1백19억원으로 가장 많다.

OB라거와 카프리의 OB맥주는 약 1백억원, 카스와 레드락의 진로쿠어스는
51억원을 광고비로 썼다.

일단 광고금액에서는 조선맥주가 우위이나 광고내용과 전략에서는 나름대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어 어느 광고가 나은지 섣불리 판단할수 없다.

맥주광고는 일반맥주와 프리미엄맥주의 2개 분야로 나뉘어 분야별로 각축전
을 벌이고 있다.

<> 일반맥주 =하이트 OB라거 카스맥주는 각사의 주력제품인 까닭에 광고전도
가장 치열하다.

3사는 모두 빅모델 전략으로 제품의 특성을 알리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광고내용에서는 저마다 독특한 경지를 추구하고 있다.

먼저 광고모델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당대 최고의 인기연예인을 기용,
이 부분에서는 차별성이 없는 상태.

배용준(하이트맥주) 박중훈(OB라거) 최민수(카스)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최고의 스타들이다.

각사는 이 모델들을 중심으로 3개월마다 새로운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하이트맥주의 광고컨셉트는 깨끗한 물.

지난 94년 제품을 내놓은후 일관되게 이 컨셉트로 나가고 있는 하이트광고는
지난 7월부터 호쾌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워터월드편을 내보내고 있다.

"대표맥주 하이트"라는 슬로건아래 미국 마이애미해상을 무대로 한 이 광고
는 하이트맥주가 무더운 여름에 소비자들을 시원하게 해주는 맥주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동안 1백% 천연암반수로 만들어진 대표맥주 이미지를 구축해온 하이트광고
는 지난 상반기중 여야정당 대변인과 현직 신문기자들이 자신들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는 회초리광고를 게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회초리광고에서 "정말 좋은 나라, 한번 만들어 봅시다"라는 카피로
은연중에 하이트가 정말 좋은 맥주를 만들고 있음을 과시했다.

이처럼 하이트맥주광고가 제품의 질에 초점을 맞춘 이성적인 광고인 반면
전통의 OB맥주는 유머광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중훈의 익살스런 표정과 기이한 랄랄라춤을 중심내용으로 한 OB라거광고는
장안의 화제가 됐었다.

라거맥주의 숙성을 광고컨셉트로 정한 이 광고는 "잘익은 맥주가 맛있다"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잘익은 맥주를 마시면 즐거워진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내세웠다.

특히 7월20일부터 뉴OB라거를 새로 시판하면서 내보내고 있는 "달라졌다"
편은 유머광고의 진수로 광고를 보는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한다.

익살스런 박중훈과 연기파배우 최종원을 더블 캐스팅, 해변을 무대로 한
이 광고는 새로운 OB라거가 나왔다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제 새 맥주가 나왔으니 광고모델도 새로운 인물로 교체될 것이라고
걱정하다가 모델은 안바뀐다는 말을 듣고 희희낙낙하는 박중훈과 최종원의
익살스런 연기가 일품이다.

후발주자로 맥주시장에 뛰어든 카스맥주는 지난해까지 1백% 비열처리맥주
라는 제품특성과 함께 강인한 이미지의 최민수를 통해 "남자맥주"임을 강조
하는 광고를 집행해왔다.

그러다 올들어 유머광고로 방향을 틀어 "눈물"편과 "금메달"편에서 터프가이
최민수의 자연스런 코믹연기로 화제를 일으켰다.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광고는 최민수와 함께 김혜수를 끌어들인 "나도
카스"편과 "시원하다"편의 콤비 유머광고로 전편의 톤을 이어받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2편의 광고를 동시에 제작해 광고를 번갈아가며 집행함
으로써 경쟁사 광고와 차별화했다.

이처럼 맥주3사가 일반 주력맥주 분야에서는 빅모델 전략에 의한 유머
(OB라거와 카스)대 이미지(하이트) 광고로 경쟁하면서 프리미엄맥주에서는
색깔에 바탕을 둔 감성적인 광고로 격돌하고 있다.

"눈으로 마시는 맥주"임을 선언한 카프리광고는 최근 "감옥"편을 마치고
"게"편을 내보내고 있다.

감옥편에서는 간수가 졸고 있는 틈을 타 한 죄수가 간수옆에 놓인 노란병의
카프리맥주를 눈으로 들이마셨다.

7월초부터 방영되고 있는 "게"편은 유달리 눈이 큰 게들이 해변에 놓여있는
카프리를 역시 눈으로 들이마시는 내용으로서 일관된 컨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선보인 하이트엑스필은 하이트의 인기를 계승, 신세대의 대표맥주
임을 선언하고 있다.

녹색병이 갖는 신선한 이미지도 광고에 십분 활용, 록카페에서 신나게
춤추고 있는 젊은이들을 배경으로 한 엑스필광고는 엑스필이 젊은 맥주임을
내세우고 있다.

가장 강렬한 색인 붉은 색을 병에 입힌 진로의 레드락은 광고에서도 붉은
색을 강조, 제품 특성과 광고내용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면광고에서는 배경을 빨간 빛깔로 해 붉은 색이 갖는 강렬함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청바지를 입은 젊은 남성의 뒷주머니에 꽂힌 레드락을 빨간 매니큐어의
섹시한 여자손이 훔쳐내는게 광고내용.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제품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3사의 맥주광고전은
작열하는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공중전(공중전파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