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금리자유화가 몰고온 금융기관간 "벽허물기 바람"은 특수은행에도
어김없이 불어닥치고 있다.

자신들만의 영역이 개방됨으로써 금융채 분야의 경우 수성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이뤄졌다.

그렇지만 표지어음 CD (양도성예금증서) MMDA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새업무도 이들 은행에 "제2의 창업"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환경의 변화로 특수은행들은 자구책 마련이라는 당위성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따라 특수은행들이 발빠르게 전개하는 행보도 금융계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변화의 몸짓이 상대적으로 치열한 편이다.

진작부터 추진해온 민영화가 구체화되는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주택은행의 장기 청사진은 주택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파워뱅크.

우위부문은 지키고 새분야를 성장시키겠다는 포석이다.

무게비중이 쏠리고 있는 곳은 국제금융분야로 신명호 행장이 직접
진두지휘중이다.

지난해에야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평가(A1)를 받게된 것도 신행장의
독려때문이라고 들린다.

기아쇼크 직후 1억5천만달러어치 변동금리부채권 (FRN)을 리보금리에
가산금리 0.35%라는 좋은 조건에 발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신행장은 이보다 앞서 3억달러어치 DR를 발행할 때엔 로드쇼까지 직접
참여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민영화에 대비한 상업.국제금융의 확충"이 변신의 목표인 셈이다.

장기신용은행은 최근 후발 시중은행도 무색할 정도의 공격성향을 보이고
있다.

MMDA가 허용되자 첫 상품인 "맞춤자유예금"을 선보였다.

최고 이자율은 9%지만 소액기준으로 가장 높다.

게다가 일부 은행권에서 고액예금에 더 높은 이자를 주자 금리를 상향
조정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과거 잣대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양상이다.

"고객들의 수요에 꼭 맞는 맞춤은행"이 변신의 목표이다.

기업은행도 "스피드뱅크"를 기치로 내걸고 특수은행으로서 가져야 했던
제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대기번호표를 뽑은 뒤 5분이 지나면 현금 1천원을 보상금으로 준다거나
고객들의 권리를 헌장으로 명문화해 불편이 있으면 개선을 요구토록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그동안 경제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특수은행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던 산업은행도 "옛껍질 벗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일반 고객들도 찾을 수 있도록 친근한 이미지를 새로 구축, 산금채
매출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함께 도매은행이라는 특성에 부합되도록 거액개인이나 기관들에
우대금리를 도입하는 등 수신업무 체질 개혁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들 특수은행은 맞춤자유예금 (장기신용은행)에 이어 스피드저축
(기업은행) 다모아수퍼저축 (산업은행) 파워통장 (주택은행) 등 MMDA
상품도 마련, 시중은행들과 경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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