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회사 직원을 광고모델로 쓰면 얼마만큼 이득이 될까.

한 마디로 "모델료는 제로, 광고효과는 만점"이다.

특히 요즘같은 불황기에 매력적인 광고전략이 아닐수 없다.

CF광고의 경우 스케일이 크고 해외로케를 하게 되면 2억~3억원의 제작비는
기본이다.

이 정도는 안되더라도 보통 한 편에 3천만원 이상은 들여야 한다.

어느정도 알려진 모델을 쓰려면 적어도 2천만~3천만원은 줘야 한다.

결국 총제작비의 절반 가량이 모델료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사내모델의 모델료는 얼마나 될까.

"저녁 회식비" 정도로 보면 틀림없다.

같은 부서 동료들의 "한 턱"요청을 받아들이는데 필요한 정도의 돈이면
된다는 얘기다.

"회사에 기여할 수 있고 사내에서는 인기스타로 부상하는데 모델료가
문제가 되겠습니까.

사내모델들은 모델료로 10만원정도 받는 것으로 압니다"(보해양조의
"곰바우"광고에 출연한 최정규 과장)

이처럼 사내모델을 쓰면 광고제작비를 절반 가까이 줄일수 있다.

하지만 광고효과는 직업모델을 능가한다.

태평양제약의 탈모방지제 "닥터모"광고가 대표적인 예.

태평양제약은 이 광고의 제작을 맡은 동방기획 이기행 대리를 아예 모델로
쓰기로 했다.

예전에 직업모델로 CF광고를 만들어 봤는데 반응이 별로여서 광고회사
직원을 모델로 선택했다.

그런데 광고가 나가면서 갑자기 판매량이 50% 가까이 뛰어 올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승전보였다.

보해양조의 "곰바우"광고도 히트치기는 마찬가지.

광고를 맡은 대홍기획이 시리즈 제3편에서는 사내모델을 기용해보기로
하고 가장 곰바우 이미지와 닮은 보해양조의 최정규 과장을 발탁했다.

광고가 나간뒤 2주후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조사해보니 곰바우광고를
본 사람중 10%가량이 제3편을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광고가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반증이다.

동부그룹 기업이미지광고도 성공사례중 하나로 꼽힌다.

동부의 그룹정신인 "사랑과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실제 동부가족중
한 사람을 모델로 써야했다.

그래서 낙점을 받은 사람이 동부증권 강남지점의 박승진씨다.

깨끗하고 진실된 이미지, 밝고 희망찬 표정의 박승진씨 광고가 나간후
동부증권 강남지점은 팬들의 전화로 거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여러 광고회사들이 모델로 쓰고 싶다는 제의를 해왔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동부그룹의 이미지광고도 성공을 거뒀다는 얘기다.

사내모델의 광고효과가 이같이 높은 이유는 뭘까.

LG애드의 박정인씨는 "아무리 직업모델이 많다고 해도 특정 광고의
컨셉트에 딱 맞아떨어지는 모델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모델을 헌팅하려고 사내는 물론 거리를 뒤지는게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