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일본에선 미야자키 요시카즈가 펴낸 "복합불황"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오랫동안 서점가를 석권했다.

한국에서도 이 책을 번역하여 93년초에 발간했다(한국경제신문사 발행).

우리도 잘못되면 일본처럼 복합불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점을
경고하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당시 호황에 들떠있던 한국에선 이 책이 주목받지 못했다.

책이 별로 팔리지 않아 출판기획자들만 애타게 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에 귀기울이지 않았던 한국경제가 일본판 복합불황의
우려가 확산되어 국민 모두가 애를 태우고 있다.

종래의 불황은 과잉투자->과잉생산->재고누적이라는 과정을 통해
유효수요의 부족으로 야기되는 경기침체였다.

최근 선진국들에서 나타난 경기후퇴의 공통적 특징은 우선 금융자유화의
귀결로 금융자산 (Stock)의 조정과정이 선행되고 그로 인해 GNP (Flow)의
마이너스성장이 유발된다는 점이다.

이는 "버블=불량자산"의 장기적 조정과 플로의 단기적 재고조정이
상호 작용하여 진행되는 이른바 "스톡-플로"의 복합불황이라는 것이다.

복합불황이란 말은 일본의 작가가 신문연재소설의 제목으로 복합오염
(Combind Pollution)이란 용어를 쓴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황 산화물과 질소 산화물및 납등 복수의 오염물질들이 서로 화학작용을
일으켜 발생하는 오염상태를 의미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유형의 불황도 단지 유효수요부족에 따른 플로의
불황이라고 파악할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는 금융자유화에 의한
불량자산의 조정과정 (Credit Crunch)이 선행되고 이들이 상호 작용하여
생성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합불황에 대한 대책도 종전처럼 재고조정을 위한 저금리정책이나
공공투자의 조기집행과 같은 유효수요 확대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신용핍박을 해소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주장이다.

케인스적 처방은 약효가 떨어졌다는 점이 눈여겨볼 요점이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기아그룹사태로 연쇄부도설이 퍼지는등 한국도
복합불황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뒤늦었지만 경계하지 않을수 없는 사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