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만이 살 길이다"

전국시티폰사업자인 한국통신과 나래 및 서울이동통신등 10개 지역시티폰
사업자들이 4개월여간의 경쟁관계를 접고 협력의 길을 택했다.

단말기 할인판매를 앞세워 가입자를 쓸어가고 있는 이동전화업체를 눈앞에
두고 시티폰 사업자간의 우물안 개구리식 경쟁은 공멸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힘을 합치게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PCS(개인휴대통신)업체가
등장할 때까지 경쟁관계가 유지되면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는 분석도
한몫 했다.

시티폰가입자수는 지난 3월20일 서비스가 수도권에서 개시된후 불과
12일만에 7만7천여명에 달하는등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6월말부터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해 부산 대구 전남 충남지역에서도
서비스가 개시된 지난 6월말 32만명을 넘어선이후 현재까지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시티폰사업자들은 음영지역이 많고 기지국의 반경이 2백m로 좁아 통화중
끊어짐 현상이 자주 발생했으며 저가의 이동전화기로 인한 피해등으로
가입자 확보가 부진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부진한 시티폰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티폰의 품질향상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해결책으로 들고 나왔다.

한통과 지역시티폰사업자들은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 지난 15일부터 지역
사업자의 가입자들이 서비스 구역 밖에서도 한통의 기지국을 사용토록 했다.

이에따라 전체 가입자의 50%에 육박하는 나래 및 서울이동통신 가입자나
대구 대전 광주지역가입자들도 한국통신의 기지국을 이용해 전국 어디에서나
통화할 수 있게 됐다.

또 오는 연말까지 수도권의 기지국을 현재의 1만6천개에서 2만여개로
늘리는등 계획된 기지국을 모두 건설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기지국 반경이 좁고 기지국간 이동시 로밍이 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인 10MW의 낮은 출력을 10배인 1백MW로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위해 지난달부터 실험을 시작했으며 정보통신부에 시티폰단말기의
출력향상을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시티폰사업자들은 또 HBS(가정용기지국)등을 적극 판매하고 시티폰을
차별화함으로써 시티폰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시티폰을 가정과 사무실에서 무선전화기와 구내전화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HBS와 WPABX(사무실용 사설교환기) 등을 판매하면 자연적으로 시티폰
가입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착발신이 가능한 이동전화 및 PCS와 발신전용인 시티폰을 차별화
해 움직이는 공중전화라는 인식을 확산시킴으로써 시티폰에 대한 오해로
발생할 수 있는 품질에 대한 비난을 근본적으로 막기로 했다.

시티폰사업자들은 "휴대폰가입자중 70%이상이 삐삐를 소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시티폰 성공가능성을 아직까지 보여 준다"며 "저가 및 초소형의
단말기를 본격적으로 시판하고 이동전화와 PCS와의 요금차이를 강조해
나감으로써 독자적인 시티폰의 영역을 구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